버찌빛 눈물

할매 미안해 .....

by 나무를만지는


어릴 적, 봄 햇살 스며든 할머니 산엔 버찌나무가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햇살을 머금은 작은 열매들은 반짝였고, 할머니는 소쿠리 가득 버찌를 따 내게 내밀어 주셨습니다.

나는 손이며 입이며 붉게 물들이며 그 달콤한 맛을 즐겼고, 그 순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친구들과 걷던 길목에서 평상에 앉아 버찌를 팔고 계신 할머니를 보았습니다.

반갑게 웃던 할머니를 나는 이유도 모른 채 외면하고 멀리 걸어가 버렸습니다.

괜스레 부끄럽고 창피했던 그때의 내가, 지금 생각하면 한없이 못나 보입니다.


그날 할머니의 미소가 아직도 내 마음 한켠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듯합니다.

'할머니는 그 순간을 기억하셨을까요?'

늘 한결같던 그 손길


오늘따라 그 손길, 그 버찌 향기가 그리워집니다.


이제는 체리를 좋아하는 큰아이를 보며 다짐합니다.

그때처럼 외면하지 않겠노라고.

여느 날처럼 그날도 달려가 안겼다면 할머니는 얼마나 기뻐하셨을까요.


할매… 미안해, 또 미안해....

그리고 정말 보고 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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