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의 글을 다시 읽고)
제주의 바람은 계절마다 결이 다르다.
봄엔 바다 냄새를 품고, 여름엔 초록을 흔든다.
가을엔 억새를 따라 흘러가고, 겨울엔 칼날처럼 뺨을 스친다.
이 바람 속에서 산다는 건 늘 시련과 함께하는 일이다.
바닷가의 집은 소금기 어린 바람에 매일 조금씩 닳고,
마당의 나무는 비바람 속에서도 묵묵히 뿌리를 내린다.
그 모습을 보며 안다.
견딘다는 건 멈춤이 아니라, 조용히 버텨내는 힘이라는 걸.
작업실에서 나무를 다듬다 보면
결 사이로 시간의 흔적이 스민다.
고된 날들이 쌓여 만든 나무의 결처럼,
우리의 삶도 그렇게 단단해진다.
저녁이면 아이들의 웃음이 마당을 채운다.
불빛이 켜지고, 창문 틈으로 바람이 스며들면
잔잔한 평화가 마음에 내려앉는다.
행복이란, 아마 이런 순간일 것이다.
무엇 하나 완벽하지 않아도
이대로 충분하다고 느끼는 순간.
불행을 피하려 애쓰기보다
그 속에서 단단해진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고요와 따뜻함이 있다.
제주의 바람은 여전히 거칠지만
그 안에서 나는 내 삶의 리듬을 배운다.
그리고 행복을 배운다.
마치 카뮈의 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