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노을 제주의 노을
일 때문에 서울에 다녀왔다.
열 해 만의 서울이었다.
지하철 안은 사람으로 가득했고, 모두가 고개를 숙인 채 작은 화면 속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리는 차들로 메워져 있었고, 그 소음이 머릿속 깊이까지 울렸다. 오랜만의 도시 냄새, 그 낯선 밀도에 금세 머리가 아파왔다.
제주에서의 느린 시간에 익숙해져서일까.
서울의 하루는 마치 숨 돌릴 틈도 없이 흘러갔다. 사람들의 걸음은 빠르고, 표정은 바빴다.
사람들은 모두 핸드폰에 머리를 박고, 해가 지는 멋진 한강의 풍경을 보지 않았다.
간만에 서울 왔으니 한강 노을이 더 예쁘지 않냐고 묻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매일 보는 제주 노을도 나는 여전히 아름답다.
결국 차이는 풍경이 아니라 마음의 속도일 것이다.
여유와 조급함의 거리만큼, 그만큼의 차이.
서울을 다녀오고 나서야 알았다.
환경이 바뀌면 마음의 결도 달라진다는 걸.
그리고 나는, 여전히 느린 노을이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걸 밤바다의 바람이 이마를 식혀줄 때,
비로소 숨이 고르게 놓이며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