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나는 느낌!
30년 넘게 다니던 학교를 퇴직하고 벌써 몇 달이 지났다. 교사라는 직업은 나에게 잘 맞는 옷이었고 교단은 너무나 행복한 무대였다. 발령 초기에는 주말이 오는 것이 싫었다.(지금은 상상도 못하겠지만 30여년 전에는 일요일만 휴일이었다. 한참 후에 놀토가 생겨 격주로 쉬기도 했었고.) 여름, 겨울로 찾아오는 여름 방학, 겨울 방학도 싫었다.
나의 학생들이 보고 싶어서......
나의 사랑스러운 중학생 꼬맹이들에게 과학을 가르치고 싶어서......
지금은 이해할 수 없는 내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열정이었다.
운이 좋게도 나는 가르치는 일이 정말 행복했다. 30년이 넘도록 나는 그 행복한 무대에서 나의 수많은 제자들과 함께 공부하고 성장했다. 중학교 과학 교사, 고등학교 생명과학 교사를 하며 어떻게 하면 재밌게 가르칠까? 연구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아이들과 동아리 활동을 하며 신나게 일했다.
그런데 몇 년 전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모든 것이 달라져 버렸다. 활기 넘치던 교실의 수업 분위기는 변했다. 아니, 내가 변했는지도 모른다. 마스크 속에 학생들의 표정은 숨어버렸고 함께 하던 재미있고 다양한 여러 과학 체험활동의 기회도 사라졌다. 코로나 때문이었을까?
어느날 딱!! 일하기 싫어졌다. 열정이 사라져 버렸다.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교실 탓이기도 했고, 더 이상 아이들 이름이 외워지지 않는 나의 노화 탓이기도 했다.
교육 현장이 재미없어 졌고 나는 퇴직을 결심했다.
정말이지 갑작스런 결정이었다.
퇴직 후 지방으로 이사하고, 국내외 여행도 다녀오고, 실컷 잠도 자며 여유를 부리고 프리덤!!을 외쳤지만 내 마음에는 구멍이 생기고 있었다. 마음의 허전함이 우울증으로 변할 것 같았다. 그래서 찾아온 곳이 청춘 학교다. 청춘 학교는 대전 대흥동 으능정이 사거리 지나 성심당 본점 뒤쪽에 있는 어르신들을 위한 야학이다.
그곳에서 나는 다시 선생님이 되었다.
나의 학생들은 모두 나보다 나이가 많다.
엄청 많다.
평균 연령 아마 70세쯤?
여자라서......
가난해서......
엄마 대신 집안 일 하느라고......
오빠와 남동생 돌보느라고......
다양한 이유로 학교를 못 가고 배움을 놓친 어르신들에게 한글과 수학과 과학과 여러 가지를 가르친다.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 든다.
나는 가르치며 나의 어르신 학생들로부터 더 많이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