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수업 첫 날!
드디어 수업 첫 날이다.
첫 시간은 자기소개를 했다. 칠판에 크게 이름을 쓰고 어르신들에게 내 소개 먼저.
이름, 나이 등등. 자기 자랑이 되지 않도록 최대한 담백하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씀드렸다. 교육이야말로 사람이 하는 일이니 서로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수업을 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친해질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오늘 수업에 참석한 6명의 어르신들이 자기 소개를 했다. 교실 앞으로 나와서 칠판에 본인의 이름을 쓰고 간단하게 자신을 소개하라고 부탁드렸다. 내가 빨리 어르신들을 알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도 그랬다. 새 학년 새 학급의 담임이 되어 내가 일년 동안 맡게 될 담임 반의 학생 명단만 받았을 때는 그 이름들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되지 못한다. 아이의 이름을 알고 그의 꿈을 알고 그 아이의 서사를 알게되면 더 많이 보인다. 더 많이 보이면 더 많이 사랑하게 된다.
처음 남 앞에서 발표하는 어르신들은 무척 수줍어 하신다. 칠판에 본인의 이름을 쓸 때는 손이 바들바들 떨린다. 넓은 칠판에 아주 작게, 행여 이름을 틀리게 쓸까봐 조심하며 본인의 이름을 적고 수줍은 듯 자기 소개를 하신다.
오토바이 사고로 크게 다쳐 병석에 누운 아픈 남편을 대신해 미싱 일을 하며 오랜 세월 가족 생계를 책임지셨다는 우리 반 반장 소영 어머니.
(물론 여기 등장하는 어머니들 이름은 모두 가명이다. 나만 알아 볼 수 있는...)
치매에 걸린 남편을 간병하며 본인도 치매에 걸릴까 두려워 80이 넘은 나이에 공부를 결심했다는 옥이 어머니.
사업을 하여 돈을 많이 벌었는데 70이 넘으면 아무 것도 못하는 줄 알고 일하던 것을 아끼던 직원(아마도 글을 모르셨으니 그 직원에게 많이 의지하고 일하셨던 것 같다.)에게 다 물려 주고 은퇴하였지만 아직도 이렇게 건강하여 후회된다는 미순 어머니.
배우지 못해, 자신이 글을 몰라 아이들에게나 남편에게 늘 미안하다는 미정 어머니.
경찰 따님의 아이를 봐주고 있으며 매일 한 시간 가까이 씩씩하게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학선 어머니.
그리고 오늘 결석하신
제연, 후남, 을이, 영미 어머니까지~
매주 화요일마다 세 시간씩 함께 공부하게 될 청춘 학교 지혜반 나의 첫 학생들이다.
새로운 학생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겠지만 이분들은 이제 나의 인생으로 들어오셨다.
나의 학생들, 어르신들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