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당췌 몰르겄어요~

by 운촌

당췌 몰르겄어요~


허~ 나는 정말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겨우 초등학교 분수 사칙연산인데......

어머니들이 안 해봐서 그렇지.....

내가 30년 넘게 가르치는 일을 했는데......

여러 번 반복하고 쉽게 설명하면.......


그러면 분수의 개념과 분수 사칙연산을 확실하게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 것이다.

오늘은 초등 수학 분수 사칙연산!


와~ 그런데 포기했다!!


빈대떡을 수없이 그리고 자르며 ‘분수’라는 개념을 알려드렸다. 빈대떡 한 판을 두 명도 나눠 먹고, 네 명도 나눠 먹으며 1/2과 1/4을 이해시켰다.

여러 번 설명하여 1/2이 1/4보다 크다는 것은 드디어 이해하셨다.(하지만 미정 어머니는 계속 우기신다. 4가 더 크지 우찌 2가 더 크냐고....)


그러나 1/2 + 1/4은 2/6이라고 하신다. 2는 4랑 더하고 1은 1이랑 더한다. 분수 뺄셈을 할 땐 무조건 큰 수에서 작은 수를 뺀다. 통분을 이해시키기는 정말 어려웠다. 구구단을 외우지 못하니 더 어렵다.


몇 시간째 어머니들을 고통스럽게 했다. 그나마 영주 어머님이 분수 덧셈 뺄셈을 이해하고 따라오는 듯하여 분수 곱셈과 나눗셈까지 했는데 어머니들이 폭발하셨다.


당췌 뭔 말인지 몰르겄어~


선생님이 목이 터져라 몇 번씩 설명해도 잘 모르니 선생님한테 미안해서 다음 주 수업은 안 오시겠단다.

중학교 과정에 가서 수학 학습을 계속 이어가려면 분수 사칙연산을 반드시 알아야겠지만, 이렇게 힘들어하니 그나마 겨우 겨우 하는 수학을 포기하실 것 같아서 내가 생각을 고쳐먹었다.


속상하지만 내가 포기했다.


검정고시에 분수 덧셈 뺄셈 문제가 나오면 옆에 있는 수랑 곱해서 통분하고 분자랑 분모에 위아래 똑같은 수 곱해 주기!!

그래 답이라도 찾을 수 있도록 해야지.


학교의 학생들도 그렇지만 어르신들이 수학을 정말 어려워한다. 초졸 검정고시를 합격하는 분들도 사회나 도덕, 과학에서 점수를 많이 받아 평균 60점 이상으로 합격하시는 경우가 많다.

돈 계산이나 선물 나누기 등은 귀신같이 하면서...

숫자만 나오면 싫어한다. 분수나 소수 같이 일상에서 잘 안 썼던 것은 더 그러하다.


평생 살아온 삶의 방식!

그걸 바꾸는 건 쉽지 않다. 분수나 소수를 몰라도 사는 데는 크게 지장 없었다.

살면서 너무나 아쉬웠고 불편했던 읽고 쓰기는 배우고 싶고 정말 열심히 하신다.

세상을 설명하는 규칙이나 정의를 새롭게 알고 싶지는 않나 보다.


셋 중의 하나를 1/3이라고 쓰면 얼마나 쉽고 명확한가!!


그렇지만.... 그래도..... 그래. 그럴 수도 있지!!

에이~ 어머니들~ 오랜만에 받아쓰기나 해요~~!!


오늘 분수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로 힘들었으니, 삶의 사칙연산 받아쓰기 네 문제를 부르겠습니다.~


1번 기쁨은 더하고

2번 슬픔은 빼고

3번 사랑은 곱해서

4번 삶을 함께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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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쓰기는 진심으로 정성을 다해 쓴다.

사랑스러운 나의 어머님들, 사랑스러운 나의 학생들~~~

KakaoTalk_20260308_105740916.jpg 그림 by 운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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