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가 생활무대인 성우는 평소 경조사는 물론
동기ㆍ동창 체육대회나 기타 모임에 얼굴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이러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수련원 두 번째 모임부터 등장했다. 갑자기 나타
난만큼이나 혜성같이 VVIP 등극했다. 성우는
내가 먼 친척 누님 댁에서 대입 재수를 하던
시절, 느닷없이 찾아왔다. 메이저 방송사 코 마
디 언 공채시험에 응시하고 오는 길이라 했다.
그런 친구이다 보니 본디 말이나 노래 솜씨
등은 남달랐다.
수련원에 예정보다 좀 이른 시각에 도착한 친구
들은 불러 ‘모디키어’ 놓았다. 이른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콘텐츠가 독특한 명품특강을 이
어갔다. 수강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자 처음의
작은방에서 강단 크기의 널찍한 방으로 자리를
옮겨다. 지금 정도면 의례히 고스톱판을 벌이고
가볍게 음료수나 맥주가 오갈 법했다. 이 혜성
같이 등장한 만능 엔터테이너인 성우의 특강 분
위기에 친구들은 풍덩 빠져 헤어나지를 못했다.
성우의 특강은 흥미진진한 것은 물론이고 허를
찌르는 등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고 상식을 뛰
어 넘었다. 오래전 국민 드라마로 일컫던 ‘여로’
방영 시간대에 수돗물 사용량이 기록적으로 떨
어지던 때를 방불케 했다.
강의 중간중간 양념 역할을 하는 ‘EDPS’를 알
맞게 섞어가며 억양과 악센트, 표정연기, 말의 강
약 조절등 모든 부문에서 어느 누구도 흉내 내거
나 범접히지 못할 수준에 이미 도달했다. 같은
내용을 다른 사람이 전달하더라도 도저히 성우
특강의 파급력을 따라 잡지는 못할 것은 분명
했다.
이러다 보니 우리 슈퍼 히어로우 성우는 향후 동
기들 크고 작은 모임에선 여흥 시간을 리드하는
종신 MC직에 올랐다. 3박 4일간의 일본 여행에
도 특별한 초대를 받았다. 게다가 두 번째 서른을
기념하는 2박 3일간의 남도지방 투어에서도 혁
혁한 공을 세웠다. 혼신의 힘을 다하여 자신의
모든재능을 쏟아붓다 보니 몸살까지 치렀다. 이
럼에도그 이후 기꺼이 그런 자리를 마다 하지 않
았다.
성우는 또한 평소 보험 영업조직의 가장 뿌리를
이루는 모집인들의 교육에도 쉬지 않고 2시간
이상의 열강을 이어갔다. 평소 일찍 일어나는
새벽형 인간에다 산행, 산책은 물론 강의안 마
련을 위한 독서에 시간을 쪼개는 등 자기 관리
에 철저한 프로 선수였다.
본인으로선 가문의 영광이고 이런 만능 엔터테
이 너를 친구로 둔 총동창회 전체의 아주 큰 자랑
거리였다. 향후 해당 부문에서 무형 문화재의 지
정도 기대해 봄직했다. 성우가 그 모습을 보이는
곳엔 언제나 재미, 활기, 생동감 내지 삶의 생기
가 돌았다
소나무가 많은 부락 친구들은 비단강 상류의
맑은물 덕분인지 뛰어난 노래 실력을 한결같
이 자랑했다. 마이크를 서로 먼저 탈취(?)하러
‘드잡이(몸싸움)’를 하고 천신만고 끝에 한번
대권을 잡은면 그 누구도 모두 장기집권을 꿈
꾸었다
원탁 테이블마다 당연히 술이 빠질 수 없었다.
소주 맥주는 물론 세 번의 행사 때마다 유별나
게 ‘한산 소곡주’는 매년 개근을 했다. 국민 총
무 기준이가 자신의 계산으로 따로 마련한 것
이었다. 지역 특산 명품으로 꼽혔다. 어린 시절
보급소에서 배급을 받듯했다.‘쇠규(석유)’지름
을 담던 아무런 상표도붙지 않은 대자 유리병에 가득 담겼다. 여나무 병이 동원되었다.
한때 나는 한산소곡주를 택배의 도움을 받아
트렁크에 항상 비치하여 유사시에 아주 요긴하
게 활용한 적도 있었다. 한때 지방 점포 근무 시
논산 소재 거래처를 다니는 것이 인연이 되
었다. ‘가야곡 왕주’와 ‘뻑뻑주’를 도가를 직
접 찾아 마신 추억으로아직 생생하다.
알코올 도수가 그리 높지 않은 이들 약주는 일단
부드러웠다. 게다가 목 넘김이 편하고 달착지근
까지 하여 그리 부담 없이 마시게 된다. 하지만
일정한 단계에 이르면 술자리에서 제대로 자력
으로 일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른바
‘앉은뱅이 술로일컫기도 한다. 과일주를 이에
견주는 사람도있으나, 어느 술이나 정도를 넘
어서면 다르지 않다.
술자리에서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기
어려운 술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