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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루터기 Aug 09. 2022

너무나 잦은 액땜 기회(3편 완)


                       

친구 카센터의 일과가 이미 마감된 시각이었다. 카센터로 일단 내 애마를 이동시킨 후 점검과 정비 수리 등은 내일 아침 셔터를 올리자마자 즉시 진행하기로 했다.  

    

집으로 들렀다가 내일 아침 우리 사무실로 올 거지?”

집까지는 제법 거리가 멀어. 왕복 택시 요금이 만만치 않아. 오늘 하루 그저 허름한 무허가 여인숙에서 묵어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 옛날 20대 초반 시절 고향 친구들과 몰려다닐 때 추억도 한 번 떠올리고...”  

   

병찬이가 오늘 사건의 진도를 최종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카센터 인근에 자리한 말 그대로 허름한 여인숙에 자리를 잡았다. TV 화면을 그저 물끄러미 쳐다보며 잠시 쉬어가던 중이었다. 병찬이는 내게 생맥주 타임을 갖자고 제안을 해왔다.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었고 ‘정시 도착’이었다.  

   

우리는 치킨과 생맥주가 메인인 주점 한편의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메뉴에 관한 선택권을 병찬이는 내게 넘겼다. 내가 좋아하는 골뱅이무침을 안주로 우리는 생맥주 500 CC 예닐곱 잔을 금방 비워냈다.     

오늘 잠자리가 자택이 아닌 무허가 여인숙이란 말에 잠시 울컥했네. 그래서 이렇게 자네 얼굴을 보자고 했어.”  

   

정말로 고마웠다. 언제나 진정성 있는 좋은 친구였다.     

정말 나는 요즘 좋은 글감을 얻으려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네. 오늘 이 해프닝도 또 하나의 좋은 글감일세. 또 왜 이리 내게는 액땜의 기회가 자주 찾아오는지 모르겠어? 타고난 팔자인 것 같기도 하고...”

     

수도권 인근의 중소도시에서 아주 큰 규모의 카센터를 이끌어가는 친구는 자수성가의 전형이었다. 성공한 사업가였다. 특유의 부지런함, 열정, 진정성으로 무장한 채 사업에 매진했다. 그래서 오늘의 이 큰 성과를 일구어 낸 것이었다.

      

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차량 관련 크고 작은 이벤트가 터질 때마다 친구 병찬이의 도움을 옹골차게 받아왔다. 비록 이번에도 차량 수리에 따른 적지 않은 비용을 치르겠지만 그 보다 나는 더욱 크고 값진 소중한 많은 것을 친구로부터 얻었다. ‘업 수완’ ‘진정성 있는 삶을 이어가는 지혜’ ‘인적 네트워크 구축 노하우등 모두 열거하기엔 힘이 부쳤다. 속이 깊고 대단한 내공까지 갖춘 정말 좋은 친구를 곁에 두고 있어 든든했다.  

    

목숨이 붙어 있는 동안 내 이름 석자가 새겨진 시집, 30권 이상을 세상에 내놓는 것이  조그마한 소망일세. 지금 매진 중인 수필 쓰기처럼 시 창작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조만간 문예창작과로 학사편입을 한 다음 시작법이니 테크닉 등을 제대로 익히면 이도 그리운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을까?”     

그저 나 혼자 자기 최면을 걸기 위해 외치는 주문에 가까웠다. 이 구시렁거림에 친구는 격하게 화답을 했다.  

    

와우! 멋지다. 나는 그런 자네가 부럽네. 그럼 그런 날이 꼭 오고야 말 거야. 기대하고 응원하겠네.”     

지금과 같은 끈적끈적한 우리 사이의 우정은 향후로도 계속 이어질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나는 나름대로 충분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나만의 깊숙한 보물창고에 고이 보관하고 있다. 이를 차근차근 하나둘씩 꺼내어 독자에게 공감이 되고 감동을 주는 완성도가 높은 시를 선보이고 싶다. 이런 날이 머지않아 내게 올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장차 스테디셀러 작가가 되기 위해 오늘 같은 액 땜의 기회가 내게 자주 찾아오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만약 오늘 같은 이벤트가 나를 다시 찾기라도 하면 이젠 좀 더 발 빠르고 안전한 대응을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얻었다. 값진 대가를 치른 것이었다.  

   

내 깊은 곳 어디엔가 가득 들어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수필, 소설, 시라는 형태로 변환시켜 밖으로 내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하지만 그 보물창고에서 한 점 두 점씩 밖으로 꺼내오는 노하우나 테크닉을 먼저 익히는 것이 우선 해결해야 될 문제인 것이다.

     

이렇게 꽉 막힌 을 언제가 한꺼번에 뚫어내면 내 문학의 세계엔 계절이 바뀌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 아주 멋진 옹달샘이 탄생할 것이다. 이를 위해 나는 지금도 계속 몸과 마음 앓이 중이다. 맑고 오염되지 않은 맛있는 천연 생수가 끝없이 솟아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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