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 거인의 어깨에 서다
좋게 말하면 거인의 어깨 위에 서는 것, 나쁘게 말하면 모방
도망칠것인가, 돌파할 것인가
과도한 변수를 정리하라는 피드백으로 시작된 이번 과제는 호기로운 출발과는 달리 결코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과제의 범위를 정하고, 내용물을 선정하며, 함께 할 업체를 찾는 과정에서 소장님의 피드백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변수의 과잉을 없애고, 수치로 정확히 표현하며, 기술의 범위를 정리하라는 소장님의 가르침은 마치 연구의 기본기를 처음부터 배워야 하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솔직히 나는 한 가지가 가장 두려웠다. 내가 지치는 것이 아니라, 소장님이 먼저 지치시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가르치는 상황이었으니 혹여나 귀찮아지시진 않을까 우려되었지만, 다행히도 이틀에 한 번씩 꾸준히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조금씩 과제의 방향성이 명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 새로운 길을 걷다
함께 할 업체를 정하는 일은 생각보다 큰 도전이었다. 내 좁은 인맥 안에서 가능한 업체를 찾기 위해 도움을 요청했고, 다행히 적극적으로 의지를 보여주는 잉크업체와 식품업체를 각각 선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정은 단순한 연락 이상의 일이었다. 업체를 선택하고, 그들과 협력의 방향을 논의하며, 과제의 핵심 목표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과정은 나 스스로도 얼마나 준비가 부족했는지를 실감하게 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거인의 어깨 위에 선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금 깨달았다. 선임들이 남긴 과제 계획서와 최종 보고서는 내게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고, 그 안에 담긴 경험과 노하우는 단순한 글 이상의 것이었다. 과제는 결국 혼자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축적된 지식과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는 일이었다. 나는 그 연결고리의 일부로서 움직이고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커다란 책임감을 느꼈다.
몰입과 거리두기 사이에서
사실, 업무와 과제 계획서를 단독으로 진행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루가 끝나도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주말에도 회사로 당장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불안감을 느끼곤 했다. 이런 불안감은 나를 더 열심히 하게 만들었지만, 동시에 큰 틀에서 과제를 바라보지 못하게 만드는 벽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의도적으로 한 발 떨어져서 머리를 식히려 노력한다. 몰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때로는 거리두기가 몰입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너무 몰입하면 디테일에 파묻혀 전체적인 흐름을 잃어버릴 수 있다. 항상 작은 디테일에만 집착하다 보면 결국 큰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된다.
나는 뇌가 컴퓨터처럼 한정된 용량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컴퓨터는 용량이 꽉 차면 포맷을 통해 다시 초기화할 수 있지만, 사람은 포맷할 수 없다. 대신 자연스럽게 망각이 되거나, 뇌가 스스로 균형을 맞추는 과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 한계를 알기에, 나는 내가 가진 집중력을 가장 중요한 것에 쓰기 위해 노력한다. 내 뇌의 용량이 헛되이 낭비되지 않도록 말이다.
가끔은 산책을 하거나, 다른 취미를 통해 머리를 식힌다. 머리가 맑아지면 비로소 내가 놓쳤던 부분을 발견하게 되고, 내가 작성한 계획서가 조금씩 방향성을 잡아가는 것을 느낀다. 결국, 중요한 것은 완벽하려는 욕심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며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이번 주 목표는 모두 달성했다. 소장님의 피드백을 반영하며 과제의 핵심 방향성을 명확히 했고, 함께할 업체 두 곳을 선정했으며, 과제 계획서의 핵심 항목을 초안으로 작성했다. 여전히 남은 2주는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나는 이 과정이 완전히 낯선 길은 아니며, 이미 준비된 기반 위에서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는다.
남은 시간 동안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머리를 식히며 균형을 유지하고, 거인의 어깨 위에서 나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이제 남은 2주!
거인의 어깨 위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며 나는 내 역할을 다할 것이다.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둥바둥 애쓰는 모습을 응원해주시고 싶으시다면...
♥ 한번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