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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연주 Jul 31. 2022

삶에서 나를 소외시키지 말아요

“나는 괜찮아”는 괜찮지가 않다.

오랜만에 브런치를 열었습니다.


익명의 누군가에게,

그 혹은 그녀의 삶이 힘들거나,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있거나,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제가 얻은 귀중한 말씀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삶에서 자기 자신을 소외시키지 말아요”


필자는 현재 심리 상담가와 1주일에 한 번씩 심리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그 만남이 벌써 7번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어느 날, 뜨거운 땡볕 밑에서 걷고 또 걸어, 어두컴컴한 조명이 있는 건물 속으로 들어가, 60대 정도 되어 보이시는 상담 선생님을 마주했습니다.


제 스스로 심리적 고통과 무기력증이 길어지고 있었고 인내하고 견뎌보고자 했지만, 결국 백기를 들었습니다. 내 불안한 인생, 깊어져 버린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는 저를 구해달라, sos 구조 요청을 하러 제 발로 들어간 것이죠.


혼자 이겨내 보기 위해, 수도 없이 걸어보고, 심리학 서적을 뒤적거리기도 하고, 집 앞 하천 앞에서 물 멍을 하기도 하고 덕망 높으신 스님의 마음공부 영상을 들으면서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나 자신을 구해보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어찌할 바를 모르는 무념무상의 상태가 되었습니다.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은 감정이 사라진 사람이 되어있다가도, 뜬금없이 끝도 없는 비관적인 사람이 되어버려 생택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읽다가 엉엉 울기도 했습니다.( 그렇게까지 울 수 있는 포인트가 없는 책인데도 말이죠)


삶이 무엇일까? 본연의 질문으로 되돌아보기도 하고, 나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도 하면서 다시 나 자신을 정상적인 삶의 궤도에 올려놓고자 끝까지 정신줄을 부여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그 노력들은 장기전에선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오랜만에 저를 보는 사람들마다 한결같이 얼굴이 많이 상했다. 안좋은 일이 있는 것이냐? 하며 걱정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깊게 심호흡을 하고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심리 상담 센터에 그렇게 입문했습니다.

마스크 사이로 상담 선생님의 환한 미소가 은은하게 새어 나왔습니다.

그렇게 고통을 끝내줄 자를 마주했습니다.


“어떤 고민이 있어서 왔을까요?”


“선생님, 저는 현재 인생이 즐겁지가 않습니다. 활력을 찾고 싶습니다. 신나는 노래를 들어도 신나지 않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쉽사리 회복이 되지 않습니다.”


“본인 가지고 있는 것은 한정적인데, 밑 빠진 독에 계속 물을 부어도 채워질 수 없는 거예요. 아무리 단편적으로 여러 가지를 해보아도 자원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조금 채워놓아도 또 쓰고 또 쓰니 혼자 안좋은 상황을 벗어나기 쉽지 않은 거예요”


정말로,  찾아왔어요.




2화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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