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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잃은 여인

모래 위에 남긴 나

by 정인



바닷바람이
말없이 코끝을 스친다.

짠 내음이 머릿결에 스며
젖어든다.


두 발,


모래에 살며시 묻고

나는 눈을 감는다.

잊은 줄 알았던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바다는 아무 말이 없다.
그러나 그 고요가
내 안의 울음을
가만히 안아준다.


일상의 틈새,
이곳에 서면
흩어진 나를
하나씩 주워 담게 된다.


나는 오늘,
모래 위에 부서진 나를
다시 천천히 쌓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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