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병원 문을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는다.
안으로 한 발 더 들이자 병원은 사람들로 붐빈다.
이렇게 환자가 많은가.
물론 보호자도 있겠지만, 이 많은 얼굴들에는 저마다의 사연과 통증이 묻어 있다.
남편은 한동안 개인병원에서 약을 타다 먹으며 지내왔다.
그런데 요즘 들어 몸에 변화가 있는지, 계속 상태가 좋지 않다고 말한다.
다른 곳에서 시술을 받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며 불안한 말을 반복한다.
무엇이 달라진 걸까.
그동안 낚시도 다니고 취미생활도 즐기던 사람인데, 요즘은 갑자기 자신이 안 좋다고 한다.
결국 세브란스 병원에 예약을 했다.
그동안의 검사 기록지를 가져오라고 했다.
그래서 삼성병원에서 처음 받았던 진단 결과지를 받으러 왔다.
오기 싫은 병원 문턱은 왜 이리도 높은지.
주변은 어둡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어딘가 아프기 때문에 여기 있다.
가족이 아프든, 본인이 아프든 고통은 함께 살아간다.
나 또한 남편의 심방세동으로 인해 지금 마음이 많이 힘들다.
당사자도 물론 힘들겠지만,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의 마음도 결코 가볍지 않다.
아직 병원에서 수술 이야기를 꺼낸 것도 아닌데
남편은 혼자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금방이라도 큰일이 날 것처럼 이야기한다.
아프니 그런 생각이 들겠지만,
그 말들은 고스란히 내 마음의 고통으로 전해진다.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결과도 나오지 않은 말들이
사람을 이렇게 무겁게 짓누른다.
이 많은 사람들 중에
정말 환자가 이렇게나 많은 것일까.
그래도 삼성병원이라는 이름 앞에서는
상황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날씨마저 춥다.
무거운 공기는 마음까지 눌러온다.
언젠가는 누구나
이 자리에 서게 될지도 모른다.
몸은 자동차처럼 고장이 난다.
오래 쓰면 낡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자동차도 부품이 고장 나면 고쳐서 다시 타듯,
사람도 아픈 곳을 고쳐
고통을 덜어내고
남은 삶을 조금 더 편안히 살아가는 것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 본다.
이 또한 삶의 진리일지 모른다.
그저,
고통이 조금이라도 덜어지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