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천변은 봄이 왔다고 가장 먼저 알고 말한다.
아이들이 돌로 깨며 신이 나 놀던 얼어붙었던 냇가는, 눈 녹듯 사르르 풀려 물 흐르는 소리가 리듬을 탄다.
까치들이 난리다.
“봄이 오고 있어요, 봄!”
신나게 소리 내어 노래한다.
덩달아 참새도 신이 났나 보다. 작은 날갯짓을 하며 짹짹짹, 합창한다.
까마귀도 지지 않겠다는 듯 까악! 까악! 노래하며, 냇가를 가운데 두고 날아오른다.
고양이도 겨울 동안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부스스한 몸으로 냇가에 나와 목을 축인다.
어느 집 닭인지, 새벽도 아닌데 꼬끼오하고 운다.
오늘이 무슨 날인가.
긴 터널을 지났음을 사방팔방 알리려는 듯 목을 놓아 울어댄다.
길가의 둑에는 어느새 푸른 잎이 기지개를 켜며 얼굴을 내민다.
모든 혼돈 속에서 하나의 우주가 있고,
모든 무질서 속에는 숨겨진 질서가 있다.
칼 융《 원형과 집단 무의식》
봄 소리에 매혹되어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글로 이들과 동참해 본다.
자연의 공간, 인간이 만들어 놓은 조형물에 엉덩이를 걸쳐 본다.
며칠 사이 이렇게 봄이 왔다고, 모두가 서로 햇빛을 만끽하려 아우성이다.
역동하는 봄을 보니 새로운 활기가 마음 한구석에서 솟는다.
하늘도 더없이 푸르러 겨울잠을 깨우려는 듯하다.
시냇물 소리는 자장가의 첼로 소리처럼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자연의 노래에 취해 본다.
가만히 들어보면,
어느 작가는 물소리를 ‘레’로 표현했다.
정말로 돌 틈을 흐르는 소리가 저음의 ‘레’로 들린다.
겨울이 끝임을 스스로 알고 있는 듯하다.
모두가 새로운 시작, 이 또한 살 만하다고 생들이 합창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