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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띠또 Oct 28. 2021

여덟단어

서른 살 끝에서 서른한 살 끝에게

<인생>

인생은 마라톤. 모든 것은 불완전하다. 하물며 인간인데 오죽하랴.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실수를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자기 길을 가야 한다. 인생은 길다.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다. 작은 실수,  번의 성공에 일희일비하며 비틀비틀 불안하게 걸어갈 것인가? 나는 주변에 꽃도 보고 산들바람도 느껴보고 그러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하하 웃으며 천천히 걷고 싶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우리 모두에게 인생은 처음이다. 지도도 목적지도 모르는 초행길이다. 가본 적이 없으니 헤맬 수도 있다. 아니, 헤매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니 실패를 기본 조건으로 생각하자. 그렇다면 작은 일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무언가 해낸다면 성공의 열매는 더 달콤할 것이다.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하며 긍정하자. 지혜로운 사람은 선택한 다음에 정답으로 만들어 낸다.


   인생에 공짜는 없다. 무언가를 위해 사활을 걸고 노력하더라도 운, 혹은 운명의 힘이 더 강력할 때가 많다. 그래도 꿋꿋하게 나만의 무기를 갈고 닦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 그러나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앞에 놓인 그것에 최선을 다하자. 내일은 오늘이 만든다. 만족스러운 하루하루가 모이면 만족스러운 인생이 된다.


한눈에 들어온 소제목은 <현재>였다. 나의 좌우명이기 때문에 망설임없이 골랐는데, 내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다른 장들은 어떠하나 끌리는 대로 읽어봤는데 그 역시 그럭저럭 잘 해내고 있는 조언들이었다. ‘나름 계란 한 판 깼다고 나도 좀 하네’하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 장을 읽었다. 물론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내가 바로 ‘함정에 빠진’ 사람이었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알고 있다고 건방 떠는 순간 추락하기 시작한다. 지금, 하나씩 되짚어야 할 필요가 생겼다.

    이상하게 내 이십 대를 별로 되돌아보고 싶지 않았다. 나는 힘들고 어려운 일 없이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았다. 진귀한 경험들을 많이 했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모든 것이 너무나 당연했고, 그 탓에 당시에는 소중함을 몰랐다. 굳이 해야 할 것도 없었고, 목표 의식이 없었다. 해본 것이 없으니 당연히 아는 것도 없었다. 삶의 모든 부분에서 확신이 없었으니 불안해서 계획에만 집착하며 강박적인 몇 년을 보냈다. 나 스스로 중심이 서 있지 않아서 남들이 하는 값어치 없는 말에 휘둘리고 괴로워했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에게도 한없이 양보하고 맞추다가 척을 지기도 했다. 모두에게 마음을 나눠주느라 정작 가장 소중한 사람소홀히 했다. 아쉽고 후회되고 그립기도 한 그 시간들. 지금은 지나온 시간들을 긍정한다.  서툰 내가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니. 단점으로 여겼던 충동적이고 거침없는 성격 덕에 대뜸 통역에 뛰어들었고, 이 공부를 하게 된 것은 정말 천운이다.

  나는 통역이 재밌고 좋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평생 하겠다는 뜻이 섰다. 목표에 열중하니 그 외에 것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 하루하루가 보람차고, 짓눌리지 않고 해내고 있다. 힘든 산을 하나 넘고 나니 나는 이제부터 다 잘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인생은 전답 미문이다. 삼십 대에는 또 다른 일들을 겪을 것이다. 몇 개의 산봉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내 앞에 있을지 모른다. 하마터면 이 조금에 만족하고 멈출 뻔했다.
    나는 이제 갓 서른이다. 앞으로 할 일이 많고, 내 인생의 초석인 이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열심히 꽉 채워 살고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 자책하기도 하고, 공부가 안될 때 초조하기도 하다. 불안정한 이 직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당장 취업은 할 수 있을지 불안하고 걱정에 휩싸인 적도 많다. 벌써 가정을 이루고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친구들을 볼 때 내 선택을 후회한 적도 있다. 이런 나에게 글쓴이는 말해준다. 그러나 인생은 길다고.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니 묵묵히 실력을 갈고 닦으라고. 타이틀하나에 얽매이지 말고 멀리 넓게 보고 주어진 하루에, 순간에 최선을 다하면 기회는  온다고. “어차피 가야 할 길 앞에서 망설이거나 두려워하기보다 설렘과 기대를 품고 걸어야 해요.” 그래 인생에 정답은 없다. 정답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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