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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띠또 Jun 02. 2024

커피챗

갭이어

얼마 전에 친구의 소개로 커피챗 모임에 참여했다.

주제는 ‘갭이어’로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기간을 갖으려거나,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 모였다.


아주 오랜만에 무언가를 추구하고 계속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신기했다.

이렇게 타고난 사람들이 있구나,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결이 비슷하구나 하고 느꼈다.

왜냐하면 다들 하는 고민이나 여가를 보내는 방법이 비슷했다. 에너지가 많아서 계속 무언가 하고 싶어 하고, 운동으로 발산한다.  

그리고 모두 다 콘텐츠 제작을 하고 싶어 했다.

다들 고민하는 단계라서 뚜렷한 답을 얻을 순 없었지만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1. 어떤 사람은 이미 자기의 브랜드를 만들고 여러 활동을 하고 있었다. 브런치에 자신의 이야기를 적었더니 연락을 받고 강의를 하고, 책을 냈다고 한다.

2.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공과 관계없는 다양한 공부를 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고자 한다.


3. 전문가의 의미는 무엇일까.

무슨 무슨 양성과정을 거치면 너도 나도 전문가라고 한다. sns에 내 이야기를 올려서 전자책, 강의를 내고자 한다.

물론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모임이라서 많은 것뿐이다.

나는 한 분야를 14년째 하고나니 이제야 조금 알겠다 싶은데 몇 개월의 교육을 수료하고 콘텐츠를 만들면 코치가 될 수 있다니 놀라웠다.


4. 수요가 많은 일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다 : 통역은 수요가 너무 적다. 반면에 너무 많은 수요와 공급은 변별력이 없다. 적당한 수요와 적당한 특별함이 있는 일은 무엇일까?

5. 다른 기술을 배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 불어의 확장 범위가 좁다.


6. 어쨌건 “콘텐츠는 플러스이다.” 어떤 콘텐츠를 만들까?


7. 진정 좋아하는 일을 찾는 ‘갭이어’는 환상일 수도 있다.

애초에 나는 싫어하는 요소가 ‘더‘ 많은 일은 하지 않았다. 어떤 일이든 완벽할 수는 없다. 무엇이든 하기 싫은 요소가 꼭 포함된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의 자아실현을 위해 일을 한다고 믿는다. 어쩌면 나는 일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지치고 실망하는 것일 수도…

세상에 진정 좋아만 하는 일이 있을까? 어쩌면 좋아하는 일의 뜻은 성취감이라든지 보람이라든지 돈이라든지 얻는 것이 너무나 커서 반대로 내가 잃는 것을 감수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8. 일과 자아실현을 분리하는 방법도 많은 사람들이 채택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언제나 나의 자존을 지킬 수 있다. 불확실한 외부의 상황에 휘둘리거나 끌려다니지 않아도 된다.

9. 그래서 사람들이 취미를 열심히 하는 것일까?

10. 일을 하며 여러가지를 얻을 수 있지만 어쨌건 가장 주된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해서다. 그럼 그 목적을 충실히 달성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 ; 적당한 난도, 적당한 수입


11. 꼭 이루어야 할 일생의 과업 없이 산다는 것.

우리 남편은 항상 현재에 만족하고 하루를 충실히 산다. 나는 남편에게 야망이 없다고 말한 적도 있지만 그는 무슨 일이 있던지 일상의 할 것들을 차근히 해낸다. 우리는 완전히 달라서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기 어렵지만 완벽한 보완이 될 수 있다. 미래에 생각이 가있어서 불안하고 하루를 소홀히 하는 나는 두 발을 현재에 디디고 할 일을 해나가며 땅에 발붙이는 법, 움직이며 마음이 나아지는 법을 배우고, 마음이 차분하고 만족스러운 남편은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법을 배운다. 함께한 14년의 세월을 따지고 보면 그가 나보다 어떠한 면에서 덜 이룬 것은 없다.


12.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지금까지는 해야 할 것을 최우선에 두고 살았다.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나 여유는 다음에 즐길 수 있다며 미뤄두었다. 돌아보면 나의 마음은 상당수 불안하거나 조급했다. 대학원을 준비하는 입시시절부터 최근 퇴사를 하기 전까지 근 7~8년을 마음 졸이며 살았다. 퇴사를 하고 여유가 생기니 이제야 이런 점을 알게 되었다. 물론 매일 힘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그 긴 세월 동안 즐기거나 누릴 수 있었던 소소함들을 의식적으로 지나쳐 보냈구나 싶다.

물론 그 시간은 가치가 있다. 나의 꿈과 목표를 위해서 매진했고, 내가 원했던 것들을 해보았기 때문에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었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 이런 여유가 감사하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우리의 시간을 생각하고 싶다.


13.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 한 때는 엄청나게 멋있는 커리어우먼을 꿈꿨다. 구체적인 실체가 없는 막연한 이미지다. 중학생 때 나는 어른이 되면 빨간 스포츠카를 타는 우먼일 거라 상상했었다.

지금도 커리어우먼이 되고 싶다. 그러나 기준이 생겼다. 무슨 일을 하든지 최선을 다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는 사람. 그뿐이다.

- 좋아하는 것들을 하고 싶다. 일 말고도 취미나 운동 등 인생에 재미를 줄 수 있는 활동들을 다양하게 하고 싶다. 왜 그동안은 생산적인 활동만 가치 있다고 여겼을까? 인간으로 태어나서 누릴 수 있는 가장 귀한 특권은 ‘비생산적인 놀이를 즐기는 것‘인데 말이다.

- 평온한 마음, 고요한 일상. 온갖 번뇌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다. 단순하고 단단한 일상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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