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한적용 Oct 14. 2020

"아내는 친구가 필요하다."

2020, 10/9 아침 일기 5분저널

"아내는 친구가 필요하다."


별로 다툴 일이 없는 우리 집에 지난 7~8월경은 다툼이 꽤 있었다. 

그런데, 다툰 대상이 내가 아니라 우리 첫째와 아내였다. 다투는 게 아니라 아내가 아이에게 짜증 낸다는 표현이 맞고, 그걸 보는 나는 약간의 말다툼을 하다 간혹 아내가 더 보란 듯이 대신 내가 아이에게 더 심하게 혼냈었다. 그리고는 와이프도 후회, 나도 후회 결국 아이에게 미안해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었던 것이다. 왜 그랬을까?


9월 들어서는 와이프는 많이 기분이 좋아졌다. 운동 요가도 하고 최근에는 동네 한국인 또래 아줌마들과 친구가 되었고 아이들이 학교 간사이에는 교류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어제 문득 아내는 자신이 바뀐 것을 알아차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함께 했다. 

그리고 나는 다시 한번 아내에게 물었다. '그때는 왜 원인이 무엇이었던 거 같아? 왜 아이들한테 더 짜증이 났을까?" 솔직히 나는 내심 아내가 그냥 기분에 치우치고 감성적인 성격 때문이라고 간주했었고 아내가 알아차리고 고쳐주길 바랬다. 


아내 답은 좀 달랐다. 

"지난 코로나 기간 동안 아이들과 하루 종일 지내야 했고, 아이들이 실수하는 것들이 반복되다 보면 너무 짜증이 났던 거 같아. 지금은 학교도 가고 나도 친구들도 생기고 운동도 하니 좋아진 거 아닐까?"


나는 집요했다. 

불확실하고 막연하기 내가 아닌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는 거 같아 보였고 본인 안에서 문제를 찾고 인정하기를 바랐다. 그래서 에둘러서 본인이 문제와 원인을 정확히 인식해야 앞으로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알아차리고 고치지 않겠냐며 다시 한번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보길 바랬다. 

그런데, 그다음 아내의 답변이 나를 인정하게 했다.

"여보, 나는 논리적으로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나에게 주는 걸 원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 말을 들어주고 같이 공감해주고 위로해주는 사람이 필요했던 거야. 그런데 최근에 새로 만난 이곳 친구들 덕분에 내가 위로를 받아서 좋아진 거 같아.."


그렇다. 이건 내가 해줄 수 없는 부분이다. 나는 가장으로서 항상 원인을 찾고 해결하려고 했다. 그래서 감성적인 공감능력은 떨어진다. 더구나 여자와 남자라는 관계에서는 말이다. 

내가 존경하는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책을 읽고 배운 것은 하나다. '그래, 그럴 수도 있다. 내 기준으로 평가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이건 공감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하는 방법이다. 아마도 감정적인 공감을 하지 못하는 나에게는 인간관계를 위한 공감 대안 방법인 것 같다. 

역시 상대를 100% 공감할 수 없으므로 나는 아내를 채워줄 수 없다. 그래서, 아내는 친구가 필요하다. 


"여보, 정신 건강이 최고야! 자주는 안 되겠지만 좋은 친구들과 좋은 시간 갖게 도울께! 근데 술은 조금만 마셔, 알았지!"






*여러분도 오늘의 다짐과 감사하는 마음을 적어보세요. 


오늘의 다짐

1) 지치면 반칙! 하지만 무리는 퇴장!

2) 과거를 붙들지 말고 교훈으로 삼가 미래를 잡자

3) 아내의 의류사업 관심사를 높여주기


감사하는 것들

1) 아내와 고민을 나누고 공감하는, MK 친구 여러분

2) 늦게 잠들었지만, 멋진 도시락! 와이프 감사요!

3) 구글에서 PIN 코드 편지를 발생했다고?! 고마워요 구글!

작가의 이전글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싶다.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