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떡 먹는 내 모습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쉬는 시간. 출출하다. 문득 준비실 냉동실에 얼려 두었던 떡이 생각났다. 시간을 보니 얼마 못 쉴 것 같아 빠른 걸음으로 준비실로 향했다.
준비실에 가니 동료 A씨가 의자에 앉아 쉬고 있었다. 나는 A씨와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곧장 냉동실 문을 열어 딱딱하게 얼어있는 떡을 꺼냈다. 포장지를 벗기고 떡을 그릇에 담아 전자레인지에 넣어 1분간 해동을 했다.
1분 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을 꺼냈다. 손으로 바로 집었더니 너무 뜨겁다. 나무젓가락을 꺼내 떡을 이리저리 뒤집고 들었다 놨다 하며 후후 불며 식혔다. 그리고 시계를 확인하니 시간이 3분 남았다.
평소 허리디스크 때문에 서 있는 것을 선호하고 음식을 빨리 먹어야 했기에 그릇을 들고 선 채로 떡을 먹고 있었다. 그때 A씨가 내게 한 마디 했다.
“불편하게 왜 서서 먹어요? 이리 와서 앉아 먹어요.”
“제가 편하게 먹길 바라시나 보네요.”
“그럼요, 이리 와서 앉아요.”
“저는 서서 먹는 게 편합니다.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업무를 보러 돌아가는 길에 나는 어느 한 생각에 잠겼다.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가 편하게 먹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서서 음식을 먹는 내 모습을 보는 당신의 생각이 불편했던 것 아닌가?’
혹자는 이런 내 생각을 ‘너무 깊게 생각한다.’, ‘신경 써줘서 해준 말을 굳이 꼬아 생각하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서서 떡을 먹던 내가 불편하지 않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불편하게 왜 서서 먹냐’고 하는 것은, 순전히 자기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아닌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모두가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