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속에 담긴 마음
내 이름을 지어주신 할아버지. 시골에서 약방을 하시며 많은 사람의 건강을 돌보셨다. 그런 할아버지께서 내가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입학 기념으로 손목시계를 선물해 주셨다. 시골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계가 아니라, 도시 한복판의 시계 매장에서 판매하는 브랜드 시계였다. 몸도 불편하셨던 할아버지께서 어떻게 그 먼 거리를 오가며 그 시계를 사셨을까. 그 마음을 생각할수록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 그 시계를 손에 넣었던 순간의 기쁨과 벅찬 감정이 지금도 생생하다.
할아버지의 막내 아들이자 나에게 삼촌인 막내삼촌은 40세에 늦은 결혼을 하셨다. 그래서 나와 20살 정도 차이가 나는 사촌 동생들이 있다. 조그마한 꼬마들이 아저씨뻘인 나를 보고 “오빠, 형아”라고 부를 때는 꽤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부름이 자연스러워졌다. 이제 그 꼬마들이 어느덧 중학생, 고등학생이 된다니,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감을 실감한다.
문득, 할아버지가 내게 선물해 주셨던 시계가 떠올랐다. 그리고 나도 동생들에게 입학 기념으로 시계를 선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시간을 확인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시간의 소중함’과 ‘시간을 잘 지키라’는 할아버지의 마음처럼, 나도 그들에게 그런 가치를 전하고 싶다. 한정된 자원인 시간을 어떻게 쓰고 대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과 관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고 느껴 왔으니까.
할아버지가 내게 시계를 선물하셨을 때도, 아마 이런 마음이셨겠지. 시간을 통해 삶의 가치를 깨닫고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
지금은 하늘의 별이 되신 할아버지.
그리움이 깊어진다.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