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맛에 선생님 합니다.
“똑똑똑”
수업 중이라 순간적으로 생각했다.
‘누구지? 무슨 일이지?’
문을 열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6학년 졸업식 날이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설렘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이 날, 작년에 내가 담임했던 아이들이 찾아왔다.
“너무 생각나서 왔어요.”
2년 가까이 지난 지금, 이미 옛날 선생님이 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내 자리가 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는 사실이 참 고마웠다.
“선생님과 함께했던 시간이 정말 소중했어요. 특히 비폭력대화를 배우면서 제 삶이 풍요로워졌어요.”
한 아이가 말을 마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 순간,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스쳐 갔다. 아이들에게 내가 어떤 의미였을까, 내가 함께했던 시간들이 얼마나 깊이 남았을까.
문득 과거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담임 교체로 잠깐 2학년 아이들을 맡았던 적이 있다. 그때 한 아이가 4년 뒤에 이런 말을 전했다.
“오직 저에게 진심을 다해주셨던 선생님은 ***선생님이셨어요.”
또 어떤 학부모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만약 제가 어릴 때 선생님 같은 분을 만났더라면, 제 인생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나는 그저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에게는 깊은 인상을 남긴 것 같았다.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부모, 친구들과 애착 관계를 형성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중에는 부모나 친구가 아닌, 선생님과 맺은 애착 관계도 포함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가슴이 뭉클했다. 무엇보다 졸업식 날, 아이들이 나를 찾아와 준 이 순간이 너무나도 값지고 의미 있게 느껴졌다.
‘이 맛에 선생님을 하는 게 아닌가.’
물론 함께했던 시간은 항상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좌충우돌하는 날들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돌아보니, 그 모든 시간들이 이 순간을 위한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과 나눈 웃음, 때론 함께 흘렸던 눈물, 그 모든 것이 오늘의 나를, 그리고 아이들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닐까.
아이들이 떠난 뒤에도 마음 한구석이 뭉클함으로 가득 찼다. 선생님으로서 느끼는 보람과 감동은, 이렇게 뜻밖의 순간에 선물처럼 찾아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