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를 돌아보니,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던 순간들이 의외로 값진 성취로 이어졌다.
첫 번째는 출장 점심 문제였다. 이번 목요일 종일 출장이라 점심이 제공되는데, 메뉴가 설렁탕이라고 했다. 그런데 아내는 고기를 먹지 않는다. 그냥 “못 먹고 말지” 하고 넘길 수도 있었지만, 아내는 담당자에게 직접 연락해 식당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이어서 식당 사장님께 전화를 걸어 다른 선택지가 있는지 물었다. 처음에는 대체 메뉴가 없다는 답을 들었지만, 결국 사장님이 메뉴에도 없는 된장국을 따로 끓여 주시기로 했다. 스스로 움직여 문제를 해결한 덕분에, 불편할 뻔한 상황이 오히려 고마운 경험으로 바뀌었다.
두 번째는 우리가 함께 준비한 수업 자료가 상을 받은 일이다. 교육 관련 성과를 인정받아 상장과 함께 상금까지 받았다. 금액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우리가 함께 만든 결과물이 공식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이 더 기뻤다.
세 번째는 일정이 기막히게 맞아떨어진 순간이다. 10월 23일에 처제가 정신건강센터에 예약이 되어 있었는데, 같은 시간대에 내가 다른 센터로 출장이 잡혔다. 다행히 시간과 동선이 겹쳐서 직접 데려다줄 수 있게 되었고, 이후에는 저녁까지 함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우연 같지만, 덕분에 가족과의 연결이 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마지막은 작은 경제적 성취다. 서점에서 산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반품을 시도했는데, 하루가 지난 뒤라 안 될 거라고 지레 짐작했다. 그래도 혹시 몰라 문의해보니 다행히 반품이 가능했다. 덕분에 29,000원을 지킬 수 있었다. ‘안 될 거야’라는 생각만으로 멈췄다면 놓쳤을 기회였다.
이 네 가지 경험을 곱씹으며 깨닫는다. 크든 작든, 결국 성취는 움직였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결과라는 것. 시도하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작은 움직임이 모여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고, 삶에 잔잔한 자신감을 더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