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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잘못이 아닐 수도 있다

by 해피엔딩

교사로 살다 보면, 아이들의 실수가 곧 내 잘못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이 경향이 더 두드러진다.
“내가 잘못 가르친 걸까?”
“내 지도력이 부족한 걸까?”
사실은 아이의 실수와 나의 역량은 별개의 문제임에도, 그 선을 명확히 긋기가 쉽지 않다.

얼마 전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목격했다. 한 아이의 잘못을 두고 의견이 오가던 중, 누군가는 “솔직했다”고 보고, 또 누군가는 “아이들끼리 정보를 주고받았을 수도 있다”고 했다. 작은 차이였지만, 분위기는 미묘하게 흐려졌다. 결국 한 교사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리는 장면까지 이어졌다.

그 순간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아, 저건 아이와 나를 분리하지 못한 모습이구나.”

교실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갈등을 바라볼 때, 아이의 행동과 교사의 자아를 분리해서 보는 눈이 필요하다. 그래야 불필요한 상처도 줄이고, 교육의 본질에 더 다가설 수 있다. 나 역시 동료들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다시 한 번 이 분리의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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