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이야기
특별히 하는 일 없는듯한데 매일이 바쁘다.
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원장님, 이런 부탁 안 드리려고 했는데요... 정말 어렵게 부탁드리는 건데 저희 학원에 오셔서 이틀만 수업 좀 해 주실 수 있어요? "
망설였지만 길게 이어지는 이유가 참 딱하다.
" 네. 알겠어요. 네에~~~"
그리고 그날이 왔다.
며칠 동안 준비한 수업 자료들을 최종 점검을 하고 있는데 카톡이 왔다.
사위가 잠깐 집에 들르겠단다.
그리고 잠시 후 박스 하나를 들고 들어왔다.
노트북이었다.
중고로 샀던 노트북을 8년 가까이 사용을 했었는데 단종품에다 수리비가 너무 많이 들어 폐기처분 하기로 결정을 하고 컴퓨터 사용을 하자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처음 노트북을 살 땐 내가 매일 sns를 하리라는 생각을 못했었는데 꽤나 즐겨하고 있는 편이었다.
외출을 좋아하지 않는 집순이다 보니 컴퓨터랑 지내는 시간이 많은 편이란 걸 잘 아는 사위가 딸아이 생일을 앞두고 모녀에게 노트북 한 개씩을 선물한 것이다.
말이 참 예쁘다.
예쁜 딸 낳아 주셔서 감사하단다.
그리고 하던 일을 그만두고 엎친데 겹친다고 3월에 나와 인연을 맺은 지 18년이 된 반려견이 무지개다리를 건너면서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 나에게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한단다.
좋은 걸로 못 사드려서 죄송하단다.
표현을 지지리도 못하는 나여서 고맙다는 말만 그냥 건넸지만 춤을 주고 싶을 만큼 좋았다.
어린아이처럼 춤을 추면서 생각을 해 보았다.
' 내가 이렇게 좋아해 본 적이 있는가? '
나이를 먹으면서 모든게 무덤덤해 지는 편인데 어제는 너무 좋았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눈을 떴다.
뿌연 안갯속처럼 무언가 잘 보이지 않는 글쓰기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내 마음이 가자는 대로 생각이 나는 대로 남겨보자는 다시 한번의 다짐을 했다.
이 노트북으로 담아 갈 평범한 나의 일상들이 궁금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