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기억은 정확하지 않다. 그래서 믿을 게 못 되지만 그것에 대해서 왜 유독 관대한 것인지 모르겠다.
김이 모락모락 나던 나무전거리의 해장국집. 장작이나 솔가리 같은 땔감을 팔던 나무전거리의 그곳. 불 때서 국수를 삶아 팔던 국숫집, 그 앞을 지날 때면 눈 매워 까닭 없이 눈물나던 골목. 누가 보든 말든 콧물 훔쳐 앞에 두른 전대에 슬쩍 닦고 그 손으로 국수를 담아주던 장터국숫집 아줌마.
그래도 좁은 골목 안 우와좌왕 들끓던 소리들은 기억 속에서 여전히 훈훈하다. 궁핍한 기억들은 이상하게도 추운 겨울에 더 그립다. 어느 시인은 사람에게서 위로받지 못할 때 해장국 한 그릇이 주는 따뜻함에 울컥할 때가 있다 했다. 갑자기 성업 중인 골목 안 국밥집에 들어가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을 먹고 싶은 추운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