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일어나 시 한 편 읽는다. 여름이지만 아직 매미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시인은 여름날 시원하게 울어 젖히는 매미가 왈칵 부러웠던 것일까.시인도 그만큼 속시원히 울고 싶은 일이라도 있는 걸까. 생각하면 우린 언제부터 너 나 할 것 없이 울지못하고살아가고 있을까.귀를 찢는 매미의 울음에 겹겹이 쌓이는 생각들.
듣고 보니 그렇다. 매미는울지 않는 인간들에게 그깟 체면 차리지 말고 속 시원하게 울라고 울음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듯하다. 말해야 할 때 말 못 하고 울어야 할 때 울지 못하고 울음을 참다 종국에는 우는 것조차 잊어버린 건 아닐까. 이 시를 읽다 보면 신경계가 고장 나 본능을 잃어버린게아닐까 싶다.
장마 가고 나면 매미는 또 여기저기서 바락바락 울어대겠지. 또 밤낮없이 바락바락 울어댈매미소리에 여름은 얼마나 덥고 서러울까. 매미는여름 한 철 살기 위해 땅속에서 참았던 시간만큼의 울분에다 바보처럼 제 설움에 겨워서도 울 줄 모르는 아니 우는 법을 잊어버려 제 속에 울음주머니 하나씩 생긴 줄도 모르는 안쓰런 인간들에게 우는 법을 제대로 가르쳐 주기위해 여름마다 오는 울음치유 학교 선생님이라는생각이라고 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