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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봄바람 타고 온 설렘.

- 시작은 언제나 새롭다 -

by 부자형아

“오빠! 이번 주에 삼성역에서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한데! 거기 한번 가보자!”

“오, 진짜? 그래그래, 일단 가서 한번 보자! 반찬가게 아니더라도 더 괜찮은 거 있으면 그걸로 정해도 되잖아.”

걱정이 많던 은채였지만 어차피 시작하기로 한 거 남편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수호는 자신의 창업이 운명처럼 느껴졌다.

신기하게도 반찬가게 창업을 결정한 그 주에 창업박람회가 열리다니.

그것도 집 근처에서 말이다.


창업박람회를 가는 발걸음이 너무나 가볍다.

모든 것들이 한없이 좋아 보였고, 뭘 해도 다 잘될 것만 같았다.

수호와 은채는 온갖 희망 회로를 돌리며 창업박람회에 들어간다.

오늘은 처음 방문하는 창업박람회인 만큼 둘러보기만 하고 나오기로 결정했다.

은채가 사전 예약을 신청한 덕분에 무료로 들어갈 수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엄청난 인파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다.

너무 많은 프랜차이즈 업체들로 인해 한번 놀라고, 끊임없이 들어오는 사람들 때문에 두 번 놀랐다.

수호는 속으로 생각했다.


‘세상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하려고 왔다고?’

‘아니 무슨 어중이떠중이 다 창업한다고 오고 그래. 창업이 뭐 쉬운 줄 아나?’

“오빠, 저기 그 누구야,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oo도나스? TV에 나오는 쉐프가 하는 곳이래. 저기도 한번 가보자”

“그래? 굳이? 빵집 안 할 건데 가봐?”

“그래도 가서 다 보고 오자. 여기 왔을 때 두루두루 보면 좋잖아.”


은채는 사실 반찬가게가 썩 끌리지는 않는다.

친구들이나 유치원 엄마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남편들 이야기가 나오는데, 반찬가게 사장님보다는 카페 사장님이 조금 더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인이 제시한 금지 업종 중에는 카페도 있었기에, 그냥 수호에게 한번 가보자고 했을 뿐이다.


“안녕하세요, 저희 oo도나스는 이번 박람회 기간동안 계약하시면 창업비용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드리고 있습니다. 상담 한번 받아보세요!”


TV에서만 보던 쉐프가 진짜 우리 눈앞에서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은채는 뭔가 신기해하면서도 재미있게 보고 있었다.

하지만 수호에게 이런 빵집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은채와는 반대로 약속한 금지 업종을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수호는 은채의 손을 잡고 빨리 다른 곳으로 향한다.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업종은 역시나 스터디카페, 밀키트 업체, 무인카페, 무인 자판기 같은 곳들이었다.

아이스크림은 보이지 않았다.

은채는 여러 가지를 많이 보고 싶었지만, 수호는 오로지 반찬가게만을 찾고 있었다.

결국 수호의 손에 이끌려 반찬가게를 돌기 시작했다.


이날 개최된 창업박람회에서 반찬가게는 총 다섯 개의 업체가 참여하고 있었고, 다섯 군데 모두 상담을 받아보았다.

확실히 오래된 업체가 새로 생긴 업체보다는 체계적이고 상담도 잘해주었다.

그중에 수호의 마음을 가장 사로잡았던 업체가 있었는데 본사에서 만든 반찬을 파는 것이 아닌, 레시피 교육을 받고 직접 매장에서 만들어 파는 시스템을 갖춘 곳이었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반찬가게는 본사에서 만든 제품 80%, 매장에서 조리하는 제품 20% 정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80%를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시고, 20%만 본사에서 받아 판매하시는 시스템입니다. 저희가 이런 시스템을 만든 이유는 바로바로 조리해서 팔아야 맛이 풍부하고 손님들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시기 때문에 마진율이 40%가 넘는 경우도 많습니다. 만약 요리를 잘하신다면 새롭게 메뉴를 개발하여 판매하셔도 저희 본사에서는 문제를 삼지 않습니다. 마음껏 장사하시면 됩니다. 저희는 프랜차이즈 같지 않은 프랜차이즈처럼 사장님을 뒤에서 도와드리는 역할만 할 뿐입니다.”


수호는 반찬을 받아서 파는 게 아니라, 직접 만들어서 팔 수 있다는 말에 벌써 이곳으로 마음이 반쯤 넘어온 상태다.

만들어서 팔면 음식 맛도 풍부하면서, 수익도 더 남을 테고, 거기에 새로운 메뉴도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을 것 같았다.

심지어 박람회 기간 동안 가맹 신청서만 작성하면 가맹비를 50% 할인해 주고, 교육비까지 20% 할인해 준다고 한다.

하지만 수호와 은채는 분명 오늘 둘러보고만 갈 생각이었기에 담당자가 계약서를 들이미는 순간, 눈을 마주치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계약서는 오늘 작성만 해주시면 되고요, 50% 할인된 계약금은 15일 이내 입금해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인테리어 공사 전까지는 계약을 해지하셔도 계약금 전액 돌려드려요. 사장님들께서 불안해하셔서 계약금 넣어주실 때 프랜차이즈 보증보험도 가입시켜 드립니다. 물론 비용은 저희가 전액 지불합니다. 그러니 오늘 계약서 쓰신다고 해서 전혀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마음 바뀌시면 100% 돌려드리니까요. 대신 박람회 기간 동안만 작성된 계약서에 한해서 할인해 드리는 거니까 잘 생각해 보시고 결정해 주세요”


보증보험도 가입해 주고 취소해도 100% 돌려준다는 말에 수호와 은채는 또 한 번 눈이 마주쳤다.

그러고는 둘 다 고개가 위아래 움직였다.

결국 수호와 은채는 처음 방문한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가맹계약서를 쓰고 나왔다.

만약 더 좋은 조건의 업체를 발견한다면 그냥 취소시켜도 손해 보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가맹계약서는 언제든지 취소해도 되니 좀 더 알아보자고 이야기하며 나왔는데...

막상 사인을 하고 나니 더 알아보려던 마음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이래서 옛말에 어른들이 사인 함부로 하지 말라고 하나 보다.


그래도 무작정 계약금을 보낼 수 없었기에 사무실과 집 주변에 있는 같은 프랜차이즈 반찬가게를 방문했다. 한두 가지의 반찬을 구매하면서 사장님께 말을 걸었다.


“사장님, 반찬가게 잘 돼요? 사람들 많이 와요?”

“왜요? 반찬가게 하시려고요?

”아, 저희 집 근처에서 한번 해볼까 생각 중이거든요.“

”집이 어디신데요?“


근처에 반찬가게를 차릴까 봐 경계하는 듯한 목소리였다. 대답도 하는 둥 마는 둥.


”이 근처 아니에요. 경기도 쪽에서 할 거예요“

”아, 그러세요? 요새 반찬가게 사람들 굉장히 많이 와요! 이 근처는 특히 맞벌이들이 많아서 퇴근하면서 사람들이 자주 사 가요. 요새 코로나가 심했었잖아. 어디 나가서 잘 못 먹으니까 반찬 사서 집에서 먹으려는 손님들이 좀 늘었어요. 그리고 배달이 장난 아니야. 점심부터 배달 손님이 많아서 정신이 없다니까.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이 근처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한다니까 그제야 조금 말문을 열어주신 사장님.

햇살이 뉘엿뉘엿 건물 뒤로 넘어가는 시간이라 그런지 엄마와 함께 노란 가방을 멘 아이들이 계속해서 가게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수호는 이렇게 첫 번째 가게 방문 조사를 마치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업종은 코로나랑 전혀 상관없겠는데? 내가 선견지명이 있었네, 요리를 다 배워두고 말이야. 대박 날 것 같은데?’


집에 가는 길에 한 군데 더 들러본다.

물론 이곳도 수호가 하려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이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분이 손님과 이야기하며 청소하는 것으로 보아 사장님은 안 계신 것 같았다.


“저기요. 혹시 여기 반찬가게 잘 되나요??”

“저는 잘 몰라요. 마감만 하기 때문에 3시간 정도 정리하고 퇴근하거든요.”

“그럼, 여기 직원분들 총 몇 명이에요?


수호도 직원을 뽑아야 했기에 한번 물어보았다.


“사장님 부부 두 분이 다 하세요. 다른 직원은 없고 아침부터 오후 6시까지 계시다가 저랑 교대하시고 집으로 가시는 거예요.”

“아하, 그래요? 생각보다 일이 많지 않나 보네요.”

“사장님 두 분 모두 실력이 좋으셔서 충분한 것 같더라고요. 낮에 손님이 얼마나 많은지는 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네네, 감사합니다!”


밖으로 나와 다시 매장을 살펴보니 생각보다 작은 가게였다.

그래서 부부 둘이 해도 가능했던 것 같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수호가 방문하고 6개월 뒤 이 매장은 없어졌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많은 자영업자가 사라지는 것은 거의 다 비슷할 것이다.

몸이 너무 힘들거나, 돈이 안 되거나.


수호는 며칠 동안 여러 매장을 방문하여 탐색도 하고 이야기도 나눠보면서 확신을 가졌다.


‘오케이! 반찬가게는 나에게 딱 어울리는 업종이야!’

‘2년 안에 내가 일하지 않아도 되는 돈나무로 키워야겠다!’


며칠이 지나 창업박람회에서 정했던 본사 탐방 날이 되었다.

같이 방문할 예정이었던 은채가 몸이 좋지 않았다.

둘째 아이의 출산예정일이 3개월 정도 남았는데 조산기가 와서 무리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대신 둘째 처형과 함께 방문했다.

둘째 처형은 부동산과 주식, 창업 쪽에 관심이 많고 수호보다는 더 잘 알기에 부탁했다.

둘은 본사를 방문하여 판매하는 반찬들을 먹어보고 프랜차이즈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반찬들은 굉장히 맛있었고, 본사가 오래된 프랜차이즈라 그런지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본사 정문에는 <오픈 예정 신규 매장>이라고 대문짝만하게 현수막을 걸어놓았는데 30개가 넘는 가맹점들이 적혀있었다.

맨 마지막에 수호네 매장도 보였다.

가맹계약서에 사인한 매장들은 바로바로 현수막을 제작한다고 하였다.


이사라는 분이 2시간 동안 강의하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해주었다.

말은 아주 느렸지만 조목조목 예비 창업자의 마음을 흔드는 멘트로 이야기하시는데 수호는 여기서 마음을 홀라당 빼앗겨 버렸다.

이 프랜차이즈를 선택하기로 마음속 깊이 굳혀버린 것이다.


“사람들이 반찬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맛? 종류? 서비스? 이런 거 아닐까요?”

“아닙니다. 정답은 바로 프랜차이즈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점점 프랜차이즈의 음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앞으로 프랜차이즈가 아니면 절대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정갈한 맛, 깔끔한 매장, 믿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로 몰리게 된다는 것이죠.”


참 그럴싸했다.

수호는 이사라는 분의 말들이 너무 멋있게 들려서 한동안 넋을 놓고 들었다.

마음속으로는 이 프랜차이즈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 시대에 있습니다. 이제 1년 정도 지나면서 살짝 잠잠해지기 시작했지만 저는 절대로 이 코로나가 쉽게 끝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전 세계적으로 보면 기하급수적으로 확진자 수가 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분명 그렇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은 원격수업을 하고,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하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반찬가게 수요와 배달 수요는 대폭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전국에 있는 저희 가맹점들 대부분 코로나로 인해 평균 매출이 20% 이상 상승했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가 반찬을 배달로 사 먹냐는 인식이 많았지만, 이제는 배달 매출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죠. 저는 이 코로나가 앞으로 3년은 더 유행할 것이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반찬을 찾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질 것이라고 강력하게 예상합니다.”


여러 가맹점의 매출을 보여주고, 배달 매출은 따로 보여주는데 정말 많은 가맹점들이 꽤 상승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코로나로 문을 닫거나, 집합 금지로 인해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이 많은 이 시국에 프랜차이즈 반찬가게는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수호는 이렇게 본사 이야기를 듣고 반찬가게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둘째 처형이 수호에게 물어보았다.


“제부, 반찬 맛도 괜찮고, 본사도 나쁘지 않은 것 같긴 한데, 옛날부터 요식업종은 원수한테나 추천해 주는 거라고 했어. 직원도 3명은 써야 할 것 같고, 창업 비용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갈 것 같은데 차라리 다른 업종을 찾아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배달도 할 수 있고, 지금 같은 코로나 시국에 정말 괜찮을 것 같은데요? 직원이야 뭐 사람 뽑으면 되죠. 구인 업체에 올리면 쉽게 뽑을 수 있을걸요? 그리고 원래 사람을 써서 돈을 벌어야 한다고 하잖아요. 레버리지! 잘 아시잖아요?”

“직원을 잘못 뽑으면 오히려 반대로 레버리지를 당할 수도 있는 거야. 그렇게 쉽게 생각해서는 안 돼. 막둥이도 이제 곧 만삭이고, 둘째도 세상에 나오면 혼자 애 둘을 돌봐야 하는데 제부를 많이 못도 와 줄 거야. 그래도 괜찮겠어?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봐!”

“네네, 은채랑 조금 더 이야기해 보고 결정할게요! 감사합니다!”


은채는 딸 다섯 집안의 막내다.

그래서 가족들이 모이면 은채는 막둥이라고 불린다.

그리고 수호에겐 처형이 네 명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믿고 의지하는 둘째 처형이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수호는 마음을 거의 정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은채와 같이 매장 한 곳을 더 방문해보기로 결정했다.

은채는 배가 많이 나왔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어 수호에게 같이 가겠다고 하였다.

1억이라는 돈이 들어가는데 확실하게 해서 나쁠 건 없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매장은 본사에서 얘기해준 곳이다.

전국에 있는 매장 중에 매출 2등을 하고 있는 곳으로, 장사가 너무 잘 돼서 투자금을 1년 만에 회수하였으며, 배달도 폭발적으로 주문이 들어온다는 곳이었다.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매장이 덜 바쁠 것 같은 오전에 방문했다.

수호와 비슷한 30대로 보이는 남자 사장님께서 열심히 일을 하고 계셨고, 예상과 달리 매장은 굉장히 바빠 보였다.

수호는 반찬가게의 오전이 전쟁터와 같다는 것을 추후에 경험해 보니 알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본사에서 사장님 매장이 제일 장사를 잘하신다고 해서 구경 왔어요. 저희는 경기도에서 할 예정이거든요. 1년 만에 창업 비용을 회수하셨다고 하시던데 그 비결 좀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반찬가게 하시려고요? 왜요?”

“본사 방문해서 설명 들었는데 앞으로 굉장히 비전이 있는 업종인 것 같고, 배달도 잘 된다고 해서 한번 도전해 보려고요.”

“다 맞는 말이긴 하죠. 배달도 많이 늘었고, 손님도 많이 늘었어요. 그런데 정말 힘들어요. 쉽지 않다는 이야기에요.”


사장님께서 웃으며 힘들다고 말씀하시는데 수호와 은채는 이 웃음의 의미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자영업자의 희로애락이 담긴 그 웃음.

의미를 알 수 없었던 이유는 자영업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일까.

수호나 은채가 이 웃음의 의미를 조금이라도 눈치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요? 그래도 세상에 쉬운 일은 없잖아요. 사장님은 SNS도 진짜 잘하시던데 전부 혼자 하시는 건가요?”

“아니에요. 저도 와이프랑 같이 시작했는데 지금 아이들 때문에 SNS만 신경 써주고 있어요. 와이프분도 곧 출산이신 거 같은데 반찬가게 창업하시면 같이하기 힘들 거예요. 정말 반찬가게가 보통 힘든 게 아니거든요. 그래도 요새는 장사가 잘돼서 열심히 하는 중이에요. 제법 돈도 모이고 있고요.”


다른 건 다 귀에 안 들어왔는데 마지막 한마디만 수호 귀에 쏙쏙 박혔다.


‘제법 돈도 모이고요.’


돈이 된단다.

수호에게 다른 건 안 들리고 돈만 들렸다.

힘들다는 이야기는 어느새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수호는 지금의 동대문 상황보다 더 나빠질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마 돈만 들렸던 모양이다.


수호와 은채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돈을 보낸다.

프랜차이즈 계약금 1,000만 원.


그리고 전화를 건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 했다고.


“이사님, 지금 계약금 보내드렸습니다. 예정대로 5월에 오픈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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