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타드 한 조각의 기적

철문 너머의 온기, 유치장에서 배운 정

by 담월

유치장은 늘 큰 소란만 가득할 것 같지만, 막상 안을 들여다보면 삭막하지만은 않습니다.
이곳에서도 ‘사람 사는 정’이 물씬 묻어나곤 하지요. 오늘도 나는 그 정을 보며 새삼 놀랐습니다.


유치장에서는 가족이나 지인이 면회를 올 수 있습니다. 그때 경찰서 매점에서 과자나 빵 같은 간식을 사다 줄 수도 있지요.

어떤 유치인은 커다란 비닐봉지 두 개를 받아 들고 들어오기도 합니다. 반면에, 어떤 유치인은 면회객이 없거나, 혹은 증거인멸 등의 이유로 접견 금지가 되어 간식 하나 받지 못하기도 합니다.


책을 읽거나 TV를 보는 시간을 제외하면 유치실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간식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라 시간을 버티게 해 주는 가장 큰 위로가 됩니다.


오늘 김 씨 유치인 앞으로 과자가 한가득 들어왔습니다. 그는 같은 방 유치인들과 받자마자 나눠 먹고, 우리 경찰에게도 권했습니다. 우리가 받을 수 없다고 하자, 그는 아예 옆 방의 유치인에게 전해 달라며 몽쉘과 카스테라 한 박스를 내밀었습니다.


놀라운 건 간식을 건넨 옆 방의 이 씨와는 서로 얼굴조차 모르는 사이였다는 점입니다. 벽을 사이로 서로를 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씨는 아무 망설임 없이 나눔을 택했습니다. 모습을 보며 저는 또한번 인생을 배웠습니다. 넘치는 것을 나누는 게 나눔이 아님을.


영문도 모른 채 과자를 받아 든 이 씨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잠시 서 있다가, 이내 환하게 웃으며 포장을 뜯었습니다. 과자는 금세 사라졌지만 그 순간만큼은 웃음과 정이 유치장 안을 채웠습니다.


단호해야만 하는 공간이지만, 이런 장면을 마주하면 마음이 괜스레 약해집니다.
유치장에도 여전히, 사람 사이의 온전한 정이 살아 숨 쉬고 있으니까요.


그래서일까요.
나도 모르게 괜히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게 됩니다.

“저녁 식사 챙겨드세요”
“에어컨 온도는 괜찮은가요?”

짧은 말 한마디가 이곳에서는 작은 위로가 되고, 때론 유일한 온기가 됩니다.
유치장은 늘 차갑게만 기억되지만 그 안에서 오늘도 인간다움이 피어나곤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남초직장에서 살아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