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둥이 외아들

힘들지만 힘들지 않았다

by 김해난

난 착한 아들이 아니었다

선한 사람도 아니고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았다


나를 보며

어른들이 이야기를 하신다

착한 아들이라서 예쁘다며

엄마한테 잘해서 착하다며

할아버지에게 잘해서 예쁘다며

착하다고 예쁘다고 말한다


좋게 봐주 신 것은 정말 감사하지만

난 그렇게 살고 싶지가 않았다


내 마음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 고 싶었다

착한 사람 착한 아들로 살고 싶지 않았다


언제부터 착한 아들이었을까

언제부터 착한 아들이 되기 싫었던 것일까

나의 결핍은 무엇이며

지금의 이 결핍은 도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나라는 사람에게 집중했던 적이 없던 것 같다

보이는 나에게 집중했을 뿐

내면의 나에게는 집중하지 않았다


요즘 들어 생각하는 것은

그동안 나의 문제와 어려움은

크게 힘들지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잊은 것일까

과거에 분명 어려웠지만

그 어려웠던 기억들을 잊고 살아간다

잊어버릴 정도의 기억은 힘든 것이 아니었던 것일까

그렇지도 않다

당시에는 정말 어떻게 살았을까 싶었지만

또 어떻게 살아져서 살아왔다


운동을 오래 했던 사람이

처음 시작한 사람보다 높은 무게를 들 수가 있다

처음 시작한 사람은 운동을 오래 한 사람보다

적은 무게에서도 고통을 느낀다

그 적은 무게에서 느끼는 고통은

힘든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아마 나도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여전히 연약하지만

지금보다 더 연약했을 과거의 내가 느꼈던

어려운 것들도

더 어려웠을 타인들과 비교하지 않고

오로지 나 만을 이야기했을 때

분명 나도 어려웠다는 것은 사실이다

더 나아져서 덜 무거워졌을 뿐

분명 무겁고 힘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착한 아들로 살고 싶지 않았던 나는

자유롭고 싶었다


할아버지와 같이 살며 느끼는 불편함과 억울함들을

착한 손자라는 그 단어로 입을 닫게 만들어서

전부 다 정당화시키는 것 같았다


외아들에 늦둥이

얼마나 귀하게 또 오냐오냐 하며 자랐을까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들


착한 아들 착한 손주

엄마한테 잘하고 할아버지에게 잘하는

요즘 애들과 다른 젊은이

나를 조금 지켜본 이들이 하는 말 들


나에게 귀하게 자랐다며

그저 세상을 꽃밭으로 알고 있을 것이라며

고생 한 번도 안 해본 것 같은

온실 속 화초로 살아왔을 것이라 생각하던 사람들과

더 착하고 바르게 살아야 할 것 같은 부담을 느끼게 하는

어른들과 상황 속에서 자유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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