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계획하신 곳에 적당한 시기에 쓰임을

by 김해난

난 참 바리새인과 같다

보이는 것에 집착했고

보이는 것을 신경 썼다

깨끗 한 척하며 살았고

바르게 살려는 노력을 했다


5년 전인가 6년 전인가

나와 비슷한 결을 가진

교회의 친한 친구가 있었다

그 당시 우리는

세상의 기준으로

제대로 놀지도 즐기지도 못했었다

비슷한 결핍과

비슷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던 우리는

빠르게 친해졌다


열심히 세상을 즐겼다

술을 마시며 예수를 말했다

지금 생각해도 이상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그게 최선이었고

그게 맞는 것이라 생각했으니까


놀다 보면 그곳에 그 끝에

뭐 어떤 대단한 반짝이며 달콤한 것이

존재할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 믿고 있었다

나의 공허와 허기를 채워줄 그 무엇인가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무언가

그것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놀면 놀 수록 허탈했다

잠깐 즐거웠지만 즐겁지 못했다

놀면 놀 수록 공허했고

더 즐기지 못한 것에 후회를 하며

이미 지나간 시간과

가지지 못한 것들에 미련을 두며

현실을 살아가지 못했다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세상의 즐거움과 예수의 품에 한쪽 다리씩 걸쳐있던 나는

세상에서 완전히 돌아서겠다고 다짐했다


개과천선이라고 생각했지만

죄의 대가는 남아있었다

난 이미 변화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과거 내가 했던 행동들은 나를 붙잡고 있었다

할 것 다하며 살았으면서

성격 좀 보며 기도 좀 했다고 네가 새사람이 된 것 같냐며

과거의 내가 나를 괴롭혔다

회개는 어려웠다

죄의 흔적은 남아있었다


지금의 나와 과거의 내가 싸우는 도중

가깝게 지내던 친구가 보며

예전의 내 모습과 같아 보였고

또 한편으로는 답답함을 느꼈다

그만하면 될 텐데 왜 그렇게 지낼까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듣지 않았으며

정죄하지 말라며 내 과거를 무기 삼아 상처를 줬다

적당한 거리가 필요했다

친구와 나는


당시의 나는 교만했다

몰랐지만 나는 교만했다

내가 괜찮아졌다며 친구에게 답답하다며

한심한 사람 취급했고

나는 깨끗하고 거룩한 사람인 척했다


나의 죄를 먼저 보기 시작했고

친구를 있는 그대로 보기 시작했다

함부로 기다린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뭐라고 하나님도 가만히 있는데

감히 내가 뭐라고 기다린다 기다리지 않는다 말을 할까 싶어서


나는 전도의 은사가 없다

내 주변에 사람들에게 교회 가자고 말을 하면

관계가 어색해지고 좋지 않은 말을 들었다


교회 안에서는 거룩하고 밖에서는 지저분했던

내 이중적인 모습을 봐서 그랬던 것일까

난 전도를 하지 못했다


옆 친구는 신기하게 전도가 되었다

술을 먹다가 만난 친구를 교회에 데려왔다


난 속으로 의아했다

이게 되는 것일까 싶었으니까


난 아직도 교만했다

함부로 교회 데려올 수 있는

장소와 사람을 판단했다


나조차 자격이 없는 죄인인데

누가 누구를 판단하며 된다 안된다 말을 할 수 있었을까

반성이 되었다


정말 알면 알 수록 놀랍고

알면 알 수록 나는 아는 것이 없었다

당신의 계획하심을

감히 함부로 예측할 수 없었다

나는 어떻게 사용하실지

기대가 된다





이전 15화겸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