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에서 가만히 입 만 벌린 아기새
학교를 다니는 것 과 공부를 하는 것은 다른 영역이다
학교만 갔다 오면 공부를 다 한 것이 아니다
학교를 다녔다고 해서
공부를 했다거나 잘했다고 할 수 없다
그냥 학교를 다녀왔던 것
해야 할 공부를 했다고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왜 교회는
교회만 다녀왔다고 내 할 일을 다 한 것처럼 여겼던 것일까
교회를 다녀와도 그냥 다녀왔던 것일 뿐인데
교회만 다녔다고 해서 내가 바뀌는 게 아닌데
헬스장 등록하고 헬스장만 갔다고 해서
내 몸이 성장하는 게 아닌 걸 아는데
왜 신앙은 가만히 있으면 다 된 것처럼 여겼던 것일까
밖에서는 멋있는 어른 멋있는 선배
나누고 베풀며 자리를 잡으려 발버둥 치는데
왜 교회만 들어오면
그저 둥지 안에서 가만히 입만 벌려 먹이만 바라는 아기새처럼
나누거나 배우려거나 나아지려 노력하지 않는 것일까
나를 살리기 위해서 먹이를 주지 않으시고
둥지 밖으로 밀어냈던 것인데
내 수준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밀려난 둥지 밖 또한 준비된 곳임을 모르고
혼자 극복했다며 자만했고
왜 이런 시련 주시냐 원망했다
그냥 배고프다며 불평만 하는 게 편하니까
앉아서 해주기를, 받기를 바라는 게 편하니까
그렇게 사는 대로 생각하면 편하니까
생각을 안 하면 편하니까
교회 다녀왔으니 내 할 본분을 다 한 것이라 믿고
나는 역경과 고난을 극복했다며
그동안 둥지 안에서 먹이고 길러주신 은혜는 잊고
혼자 살았던 것처럼 혼자 성장했던 것처럼 생각하며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