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도 지키고 싶은 체면이 있다.

by 즐거운가

아이의 음란물 시청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놀라는 한편 어찌해야 좋을지 혼란스러울 것이다


제일 먼저 할 일 시간을 버는 것이다.

평온한 감정을 되찾고 생각을 정하는것이다.


기억하자.

흥분한 뇌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부터 완전히 놓여나 이전의 편안한 상태로 되돌아오기 까지는 최소 몇시간이 걸린다.


부모의 뇌가 흥분한 상태에서 아이와의 섣부른 대화는 오히려 독이다.경험자로서 말하건데 이건 백퍼 앞으로 아이와의 관계를 실패하게 만드는 지름길임을 보증한다.



놀랍고 , 서로 민망 수 있지만, 아이의 속마음을 들여다 보는 기회로 삼아보.


어떤 경로로 언제, 처음 보게 되었는지

음란물 처음 보았을 때 어떤(느낌)들었는지

음란물 보고 나서 생긴 걱정이나 고민거리는 뭔지

현재 음란물을 얼마나 자주 보고 있는지 등을 묻는다.


궁금해하는 건 알려주고

걱정이나 오해는 해소해주고

음란물 내용중 혹시라도 흉내 내면 안되는것

조심할 것을 알려주시는 거다.





아무 생각 없다.

잘 모르겠다고 말할 수도 있다.

교실도 그렇다.

초등 교실은 서로 내 생각을 말하겠다고 난리가 난다.그랬던 아이들이 불과 몇 달 차이로 중학교만 입학하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다문다.



어른들의 질문에 이미 답은 정해졌고, 정해진 답을 말하지 않을 때 비난 받는다는걸 깨우친 까닭이다. 그러니 차라리 입을 다무는 편이 낫다고 여긴다.

여기에 튀는 아이들에게 눈총을 주는 사춘기 문화도 한몫 더한다.




솔직하게 말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호기심에 일부러 찾아본 걸 친구가 보여줬다고 할 수도 있고, 매일 보지만 어쩌다 한 번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일단 믿어주시라.

지금은 언제봤냐 어떻게 봤냐를 파고드는게 중요한 게 아니다. 이미 지난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음란물에 대한 오해로 인해 생겨난 걱정과 죄책감을 공감 해 주는거다.


심은 아이와 한편이 되는 것이다.

어떻게 음란물의 사기에 속지 않는 현명함을 기를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는 거다.




* 아이가 음란물을 야동으로 부른다면?

그거 틀렸어! 음란물이야라고 꼰대 식 지적도 금물이다. 일단 아이가 던진 야동이라는 단어를 받고, 음란물이라는 단어로 일관되게 바꿔 쓰시면 된다.

아이들이 쓰는 언어에 비난하기보다 부모(교사)가 그 자리에서 바른 용어로 바꿔 부르면 자연스레 아이들은 틀린 줄 알게된다.






아이들도 지키고 싶은 체면이 있다.

특히 사춘기 시기는 친구(가족. 부모) 앞에서 놀림거리가 되거나 작은 망신 당하는 걸 못 견뎌한다.


나는 그 심리를 알기에 음란물 수업을 할 때 최대한 아이들의 체면을 지켜주려 마음을 쓴다.


이 주제로 수업을 할 때마다 '여러분이 이걸 보게 된 건 돈만 되면 무슨 짓이든 다 하는 사회와 음란물을 방치한 어른 탓이다. 같은 어른으로서 미안하다는 사과부터 하고 수업 시작한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음란물 본 사람?'이라는 질문대신 '나 음란물이라는 단어 들어봤다'로 수업을 여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중독 5단계를 설명할 때 역시 마찬가지다. 음란물을 본 사람이 있다면 내 이야기를 들으면서, 현재 나는 어떤 상황인지 마음 속으로 점검 해 보라고 말한다.


단계별 증상과 그에 대한 해석을 덧붙이며 아이들 눈빛과 표정을 살펴본다. 내지 않으려 하지만 속으로 분주하게 테스트를 하는게 느껴진다.


아이들도 지키고 싶은 체면이 있다.


굳이 상황을 만천하에 공개하지 않더라도 문제점을 스스로 깨닫고 개선하곘다는 마음을 품게 만드는 것.

그게 어른의 몫이다.

그럼 된거다.








수요일 연재
이전 14화음란물 아닌 불법 성범죄 영상.아동 성 착취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