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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여유로운 동네마실, 지산동

by nessuno

10년째 살고 있는 지산동은 자연적인 풍경은 줄어들었지만 사람들의 북적거림, 동네의 소소한 소리와 모습 등, 내가 좋아하는 맛집과 찻집, 풍경 등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토요일 아침 평일에 찾지 못했던 느긋함과 함께 밖으로 나선다.


평소 출근길이라면 항상 지하철이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집에서 5~6분 전에 나가던 그 길..


최소한의 동선으로 빌라에서 나와 ‘푸라닭’ 앞의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고 송탄역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서 지하철을 타고 회사로 향하던 가던 그 길...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지산동은 야산에 떼가 무성하고 땅이 메말라서 ‘건지뫼’라고 했던 것을 한자로 잔디 지(芝) 자와 뫼 산(山) 자를 써서 지산이라고 표기한 것에서 유래한 구도심의 한 곳이다.


송탄역과 송탄터미널과 지산초록도서관 품고 있는 동네이다.


집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주차장을 지나 빌라 앞 도로로 나온다.


눈부시게 작열하는 태양, 그 옆으로 구슬프게 울어대는 매미소리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더워요’라며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길이 교차하는 곳에는 우리 집 평수보다 큰 세븐일레븐이 자리 잡고 있다.


한 번씩 지인들이나 당근거래로 집을 못 찾으면 세븐일레븐을 주소를 불러준다.


나도 가끔 세븐일레븐을 들러 1+1 하는 딸기우유와 내가 좋아하는 맥콜, 카페모카와 카페라테 묶음을 종종 사러 가는 편의점이다.


그 옆으로는 동네 24시 빨래방이 있다.

그 안에는 두서너 무리의 사람들이 저마다 핸드폰에 얼굴을 푹 묻은 채 심각하게 핸드폰을 보는 사람...


동전 교환소 앞에서 지폐를 바꾸는 사람들..

동료인 듯 보이는 옆에 남자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무척이나 궁금증을 자아내듯이 키득키득 웃는 30대 중후반의 젊은이, 얼굴에 ‘사랑해 와 행복해’라는 표정으로 연신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앞의 연인에게 이야기하는 남자 등


모두 일주일의 묵은 때가 사라지듯 빨래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의 빨래는 내일 아침 다리미로 반듯하게 펴져서 바쁜 아침을 종종걸음 치며 서울로 평택으로 여러 곳을 다니며 주인들과 함께 즐겁고 씁쓸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추억을 나누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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