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현 씨, 점심 뭐 먹을래요? 사무실 앞에 보니깐 파스타집이 새로 생겼던데 파스타 어때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점심시간..
직장인 최대의 난제 뭘 먹을까이다.
어제 술을 마셨다면 얼큰한 해장국으로, 아니면 베트남 쌀국숫집으로(?), 아니면 짬뽕...
이게 뭐라고? 쓴웃음이 방안 공기를 타고 흐른다.
도대체 인간에게 식사는 무엇일까?
국어사전에 나와 있는 식사는 ‘끼니로 음식을 먹음, 또는 그 음식’이다.
그 음식을 먹고 나와 가족들을 위해 입히고 먹이기 위해 하루 종일 동분서주하며 발을 동동 거리며 일을 한다.
그것 때문에 같이 못하는 가족....
사람들은 누구나 밥을 먹는다. 하루에 두 끼 내지 세끼 먹지 않으면 일이건 뭐든 할 수 없다.
일을 하고 나면 그에 따른 월급이라는 반대급부의 보상이 주어지며 밥과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재화와 일상을 받는다.
먹기 위해서 밥을 버는....
밥이 내 몸속에 들어와 탄수화물이 생체에너지로 바뀌어 활력을 찾고 그리고는 우리는 일을 하고 활동도 한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먹지 않으면 죽는다.
이렇게 사람들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정작 소중한 가족들과 밥 한 끼를 하지 못한 채 그렇게 거리로 내몰려 일을 하고 싫은 소리를 듣고도 묵묵히 견뎌내며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버텨나간다.
나를 살리기 위해 먹는 밥이지만, 그 밥을 먹기 위해 험난하고 지난한 노동을 해야 하기에, 어쩌면 인간으로 태어나면 짊어지는 원죄 같은 일이지 않을까?
아이들이 자라면서, 나를 닮아가는 나의 또 다른 분신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까? ‘아빠는 너희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주기 위해 오늘도 이렇게 아침 일찍 나와서 최선을 다했다.’라고 하면 모든 것이 어느 정도 답이 될까?
잠시 고개를 들어 까만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마침 별똥별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저 별똥별까지의 거리는 약 400광년.. 내가 만약 하늘에서 북극성을 본다면 그것은 조선시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쯤 출발한 것이다.
500년 전의 불빛... 하늘의 별들이 내 눈에 들어온 순간, 내가 했던 고민들은 일순간에 작아졌습니다.
나는 거대한 우주 앞에서는 작은 존재이기에...
허나, 나의 아버지 또 그들의 아버지들은 이 고단한 여정을 어떻게 견뎌내며 하루하루를 버텨내셨을까?
단지 내가 가진 삶의 영역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나의 최대의 영역 치일까?
아니면 뭘 더 해야 할까? 그래 일단 먹자!! 먹고 생각하자... 그리고 하늘을 바라본다면 뭔가 떠오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