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시
윤성학
로마 병사들은 소금 월급을 받았다
소금을 얻기 위해 한 달을 싸웠고
소금으로 한 달을 살았다
나는 소금 병정
한 달 동안 몸 안의 소금기를 내주고
월급을 받는다
소금 방패를 들고
거친 소금밭에서
넘어지지 않으려 버틴다
소금기를 더 잘 씻어내기 위하여
한 달을 절어 있었다
울지 마라
눈물이 너의 몸을 녹일 것이니
며칠 전 교육시간이 모자라서 잠깐 강연을 들으러 갔었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지은 정재찬 교수님의 강연이었는데 가슴에 많은 울림을 주었다.
인생의 밥벌이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도...
한 달을 살아낸다는 것, 복잡한 이 현대 사회에 내가 버틴다는 것,
아이들을 길러낸다는 것, 어떻게 보면 시에서처럼
내 안의 눈물, 콧물, 땀 등의 모든 노력과 정성이 더해지면 나는 소금(임금)을 받는다.
그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또 내일은 다가온다.
끝날 것 같던 삶 속에서 소금이 채 녹기도 전에 인생은 또 반복된다.
‘똑바로 봐 그래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어 “
”살아가면서 최선을 다 했는데 못하면 내가 진짜 못난 걸까 봐 그게 겁나서... “
어쩌면 나는 그 모든 것들이 무서워 내 몸이 녹는 것도 모른 채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아닐까?
마지막 구절처럼 ”울지 마라 눈물이 너의 몸을 녹일 것이니 “
어쩌면 고단한 삶을 살아내는 것도 눈물일 수 있으나, 눈물을 흘리면 시련과 아픔이 나를 사로잡을 수 있을 수도...
그런 고단한 날에는 나는 나에게 최면을 건다’ 난 훌륭해요. 이렇게 살아가고 또 살아가니까”
정말 산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나의 아버지, 선조들이 태초부터 했던 질문, 결국 내 안에서 스스로 찾아야 하나? 어디서 구해야 하나?
아니면 무엇이 잘못되었던 걸까?
오늘도 고민에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나는 소금 방패를 들고 거친 소금밭에서 넘어지지 않으려 버틴다.
아직 오지 않은 날들 때문에 오늘을 버리고 도망가진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