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영혼

by nessuno

일부러 몇 발자국 물러나

내가 없이 혼자 걷는 널 바라본다

옆자리 허전한 너의 풍경

흑백 거리 가운데 넌 뒤돌아본다

그때 알게 되었어


난 널 떠날 수 없단 걸

우리 사이에 그 어떤 힘든 일도

이별보단 버틸 수 있는 것들이었죠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사랑이라는 이유로 서로를 포기하고

찢어질 것같이 아파할 수 없어 난

[출처] 악동뮤지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우연히 TV를 보다가 노래 하나가 나의 마음속에 들어와 박혔다.

최근 무엇이 나를 그렇게 힘들게 했을까?


아니면 어떤 것이 나의 감성을 자극한 것일까?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나의 행복을 위해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마음 한구석에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는 어떤 것일까?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일까? 내가 받은 스트레스에 대한 것일까?

나도 모르게 이 노래를 듣자마자 한쪽 눈에서 눈물 한줄기가 또르르 흘러내렸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왜 이러는 거지?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 것일까? 아님 갱년기인 걸까?


아무튼 최근 이 노래에 미쳐 출퇴근길에 오며 가며 주야장천 듣고 있다.


어쩌면 달리다가 멈춰 서서 왔던 길을 뒤돌아 보는 것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봄았음직한 일이다.

말을 타고 광야를 달리던 인디언들은 어느 순간 말에서 내린 채 누군가를 기다린다.

너무 빨리 달린 탓에 미처 따라오지 못한 나의 영혼을 기다리는 것이다.


인디언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의 마침표를 찍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는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지나온 시간들을 그리워하거나, 후회하거나 후회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나를 뒤돌아 보는 것,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마음이 담겨 있는 행동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남과 비교하면서 좀 더 빨리 가려하고 남보다 뒤처지면 안 되고 가장 먼저 앞서 가려고 참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계속 앞만 보며 달리다 보니 목적지가 어디인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저 속도를 내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서 가고자 했던 방향을 잃어버린 모양입니다.


잠깐 멈춤.


빨간 신호등을 밝혀두고, 집을 나간 내 영혼이 돌아올 때까지 멈춰 서서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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