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지나간 바람은 그 자리에 두 번 다시 오지 않습니다.
한번 지나간 파도도, 한번 지나간 시간도 인생에 있어 다시 오지 않습니다.
물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고 우리는 푸념하듯이 말을 합니다.
어제는 오늘과 같은 하루가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한번 지나쳐버린 나 역시도 영원히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어제 아침에 했던 나의 모습과 오늘 아침의 모습은 너무도 다르니까요.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보고 듣고 느끼고 한 것들이 모여 어제의 ‘나’와의
또 다른 ‘나‘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아침까지만 해도 몰랐던 이야기를 듣고 알게 된 나,
그래서 아침까지만 해도 하지 못했던 생각을
하게 된 나, 분명 어제와 또 다른 나입니다.
이렇듯 새털 같은 수많은 날들이 모여 이루어진 나이기에 다른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직장에서, 집에서, 밖에서 늘 같은 사람들을
대하며 산다고 해도
어제에 만난 그 사람과 오늘 만난 그의 삶은 확연히 다른 생각과 다른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옵니다.
어제 하루의 크기만큼이나 또 다른 변화가 그에게도 일어났을 테니깐요.
이렇게 매 순간순간이 모두에게 다른 시간임에도 늘 같은 자리, 같은 시간, 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살고 있었다고 느끼고 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잠시 고개를 숙여 가슴 안을 조용히 들여다봅니다.
어제는 푸르른 색의 나무가 오늘은 붉은색 띠며 나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시간을 되돌려 그때 당시 돌아간다면, 그래서 다시 한번 더 이 순간을 향해 다시 걸어온다면 나에게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