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0개월 전 이야기
<띵동->
지난 주 목요일 밤
초인종이 울렸다.
‘이 밤에 누구지?’
“누구세요?”
“아, 저 앞집에 이사와서 인사 드리고 싶어서요~”
응?
요즘에도 이사 왔다고 인사하시는 분이 있네?
하며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귀요운 강아지 친구를 안은 여자분이 서 계셨다.
“안녕하세요~ 앞집에 오늘 입주했어요. 이거…”
하며 내민 쇼핑백에는 병주스 3병이 맛 별로 들어있었다.
작은 쪽지도 함께.
“아..! 네네 이런 거 안 주셔도 되는데..! 감사합니다~”
하면서 어설프게 주스를 받아들고 나서
“아~ 강아지랑 같이 오셨구나~ (강아지에게) 안녀엉”
하.. 강아지라니.. 강아지랑 같이 사시구,,짱부럽다..ㅠㅠ
생각하는데
“네네, 얘는 까미예요! 제가 출근하면 외로워서 까미가 짖을 수도 있어요ㅠㅠ 이해해 주세요.. 최대한 안 짖을 수 있게 노력할게요..!”
앞집 이웃의 말에 나는 아마도 요 근래 지었던 표정 중 가장 무해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아 괜찮아요 괜찮아요!”
하.. 정말 이런 분이 내 이웃이 되다니..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사는 요즘 시대에 이렇게 따숩고 예의 있는 분이 계시단 사실에 기분이 괜히 너무너무 좋아졌다.
먼저 이렇게 양해를 구하니 어떻게 이해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히려 혼자 있을 까미가 걱정되는 동구눈나ㅠㅠ
“입주 환영해여! 까미 안녀엉~”
주접을 떨며 까미와 집사님에게 인사를 하고 나서 훈훈한 맘으로 주신 쪽지를 읽었다.
하,,,
훈훈쓰,,,,,
누가 한여름에 보일러 틀었어ㅠㅠㅠㅠ
겉으로 보기엔 고양이 같지만 사실은 사람을 좋아하고,
그 무엇보다도 좋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받는 댕댕이 같은 나는 사회에서 만나고 겪은 별의 별 인간들로 인해 인류애를 잃어버렸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이 지긋지긋했다.
이기적인 심보들이 싫었다.
그치만 분명한 건,
이 세상엔 아직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거다.
타인을 배려하고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오래오래 행복하고 싶다.
멀리서 상경한 까미 집사님도 덜 힘든 서울살이 하시며 까미와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