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10:00

by 권혜주LUCKY JJU

10:00

이제 청소의 본 게임 장이 오픈할 타임.

바닥청소다. 물론 성능이 우수한 브랜드들의 가볍고 흡입력 좋은 진공청소기와 친언니가 선물해준 신통방통 물걸레 로봇청소기도 구비가 되어있다. 그냥 내게 있어 바닥청소는 중고교 시절 시험공부하기 싫은 과목 같은 거다. 열심히 이해하고 외우려 공부해도 막상 시험문제는 어렵고 결과도 그저 그런...

우리 집은 22층이다. 먹성이 좋은 아들 1호, 2호는 그 에너지가 발바닥으로 몰리는지 조심히 걸어도 소머즈 같은 내 귀엔 ‘층간소음’이란 예민함으로 바로 연결된다. 아들 같은 막내딸 3호는 한창 통통거릴 나이 6살, 엄마의 조심히 걷고 장난감 떨어뜨리지 말아 달란 부탁을 눈웃음으로 알겠다고 하고선 돌아서면 입안에 솜사탕이 녹아 없어지듯 무한 되돌이표를 반복하는 아이. 그래서 거실과 복도는 1호 출생부터 3호 초등 예정까지는 줄곧 매트과 함께 살아갈 운명이다. 벌써 13년... 앞으로 3년 더? 변화가 있다면 13년 전에는 그냥 알록달록 친환경 매트였고, 9년 전에는 그때 인기 있던 알집 매트들이었고, 지금은 역대 최고 두께를 자랑하는 대리석 무늬의 깔맞춤 매트라는 거. 다시 말해 가장 무겁고 잘 접히지도 않아서 오전 에너지를 다량 소비한 내가 매트를 치워놓고 바닥 청소하고 다시 매트 깔고 매트 위 청소를 마무리하기까지 룰루랄라 대신 육두문자를 랩핑 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더 하기 싫은 일이 되어버렸지. 이 와중에 아이러니한 것은 바닥과 매트의 먼지의 80%는 내 머리카락이란 사실.

이 매트와 아래 집 이웃 어른이 이해심 많은 좋으신 분들이라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드디어 오전 헬스클럽 스피닝 땀과 맞먹는 피땀 흘린 청소시간이 끝나고 개운하게 샤워하고 맞이하는 아점 시간 ^^

토마토 샐러드, 식빵 토스트, 요플레, 약간의 견과류로 육두문자 랩핑으로 어렵게 줄인 칼로리를 다시 채운다. 이래서 술잔과 칼로리는 채워야 맛이라고들 하나....

*S사 스마트 냉장고에서 가수 이석훈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또 금사빠 (금방 사랑에 빠지는) 전문인 나의 심금을 울린다. 스마트 냉장고 살 때는 허세였는데, 사고 보니 이 노래 하나만 무한반복 해 들어도 냉장고 비싼 값은 다했다 싶다.


*S사 패밀리 허브 스마트 냉장고

대부분 가정이 그러하듯이 결혼 때 산 혼수 가전들은 10년을 전후로 교체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때가 온다. 냉장고를 필두로 세탁기 에어컨 하물며 전기밥솥까지. 무슨 지네끼리 약속이나 한 것처럼, 도미노 게임처럼...

냉장고는 내 영역이라 내 맘대로 살려고 했는데, 남편은 반드시 S사로 사야 한다며 선택의 폭을 좁힌다. 1호는 냉장고 문이 4개였음 좋겠다 하고, 2호는 금색이나 은색 컬러였으면 좋겠다 하고, 막내는 오빠들처럼 노트북 같은 유튜브 나오는 태블릿 냉장고 사달랜다. 이건 뭐. 그냥 콕 집어 S사 패밀리 허브 스마트 냉장고 일 수밖에 없는 거였다.

1년 정도 사용해보니, 냉장고는 본연의 냉동 냉장기능 우수하고 5인 가족 먹성 감당할 용량만 충분하면 되는 것이다. 처음 잠깐 유튜브 보는데 흥미를 보이던 3호도 지금은 시큰둥하고, 메탈 색을 골랐더니 금세 비스포크가 더 유행이고, 문 4개는 여닫을 때마다 문콕 자국 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