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
본격적인 오후 전쟁 준비 시간.
아이들이 하교 후 먹을 간식거리들을 준비한다.
아들 1호에겐 살짝 한 끼가 되는 든든한 간식을, 아들 2호는 친구들이랑 놀면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핑커 푸드와 음료를, 막내 3호는 미리 챙겨 놓는다고 그대로 먹지를 않으니 직접 간식 통에서 스스로 고르게 하는 걸로... 그래서 우리 집 *간식 통은 집에 쌀통 채우듯 채워놔야 안심이 된다. 물론 남편은 아이들 몸에 안 좋은 간식 나부랭이들을 종류별로 쟁이는 내가 아주 불만이다. 나도 남편의 의견을 공감하고 이해는 되지만 거기까지다. 남편 의견을 수렴하고 간식 통을 비우는 일은 달라도 너무 다른 개성 강한 3남매 육아를 전담해서 수행해야 하는 내게 총 없이 전쟁터 맨 앞줄에 서서 적군으로 진격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아직은 3남매에게 이성적인 대화보다는 달콤한 간식 보상이 먹히는 때인 것이다. 윗세대 어른들이 ‘다~때가 있다’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그 말이 진리임을 매 순간 깨닫고 있다.
*간식 통
간식 통엔 주로 과자, 젤리, 사탕, 초콜릿이 주를 이룬다. 아이 셋 키우는 집답게 종류별로 박스 주문한다. 주방 키 큰 장 두 번째 문을 열면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집처럼 취향대로 입맛대로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한 간식 창고가 있다. 1호, 2호, 3호 각자의 취향을 인정하여 채워 놓은 간식은 소유권을 부여하진 않았지만 그 어떤 경계보다 확실한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이 있다. 아이들은 스스로 그 선을 넘을 때 감수해야 할 피해가 아빠가 절실히 원하는 간식 창고 폐업임을 알기에 서로 조심하고 가끔 물물교환이라는 민주적인 방식을 통해 원하는 간식을 취한다. 최소한 간식으로 인한 다툼은 없다는 걸 고맙게 생각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