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신진항에서 만난 가을의 별미, 산오징어

싱싱한 맛과 함께 걷는 바다의 하루

태안 신진항에서 만난 가을의 별미, 산오징어



1. 가을이 부른 오징어의 계절


가을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바다의 별미가 있다. 바로 산오징어다. 서해안이 오징어 풍년이라 해도 시장에 나가면 여전히 “금값”이라는 말이 들린다. 특히 태안 신진항은 갓 잡아 올린 오징어를 바로 만날 수 있는 항구다. 주말이면 여행객들이 몰려들어 활기찬 풍경을 만든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그 순간의 싱싱함은 값으로만 따질 수 없는 특별한 선물이다.




2. 항구에서 맛보는 투명한 살결


신진항의 수산시장을 거닐다 보면 방금 잡아온 오징어들이 줄지어 놓여 있다. 크기와 상태에 따라 8천 원에서 1만 2천 원, 시중에서라면 1만 5천 원을 호가할 만큼 귀한 몸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그저 바다의 리듬처럼 자연스럽게 사람들 손에 들려나간다. 오전 이른 시간, 그 투명한 살결을 집어 들면 바다와 가장 가까운 맛을 소유하게 된다.




3. 입안에서 춤추는 세 가지 향연


항구 앞 식당과 노점에서는 오징어가 세 가지 얼굴로 변신한다. 막 썰어낸 오징어 회는 투명한 살이 이빨 사이에서 쫄깃하게 춤추고, 숯불 위에 올린 오징어 구이는 기름이 떨어지며 고소한 향을 퍼뜨린다. 그리고 얼얼한 육수 속에 담긴 오징어 물회는 바다의 시원한 바람처럼 목을 타고 흘러내린다. 회와 구이, 물회―세 가지 방식으로 맛보는 순간, 한 계절이 온전히 입안에 머문다.




4. 바다 곁의 길 위에서


그러나 신진항의 즐거움은 오징어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원산도의 해변은 해저터널을 지나 만나는 또 하나의 세계다. 맑은 바다와 고운 모래는 드라이브와 산책에 제격이다. 영목항 전망대에 오르면 밤의 조명과 바다가 함께 빛을 내며 눈부신 풍경을 만들어낸다. 조용히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코끼리바위 앞에서는 기암괴석이 바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묵묵히 시간을 증명한다. 오징어 한 점의 맛이 여행의 입구라면, 이 풍경들은 마음의 출구다.




5. 하루를 채우는 특별한 경험


태안 신진항에서의 하루는 단순한 미각 체험이 아니다. 가격은 다소 부담스럽지만, 바다의 향과 싱싱함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이다. 오전 일찍 도착해 주차 걱정을 덜고, 항구에서 맛과 풍경을 차곡차곡 담아내면 하루는 금세 가득 찬다. 가을의 바다는 그렇게 여행자에게 작은 축제를 열어준다. 오징어 한 점에 담긴 바다의 투명함, 그것이 신진항이 선사하는 계절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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