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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세 Dec 19. 2021

어느 날 우리 집에 온 고양이의 세신사가 되다.

올해 6월 초에 2~3개월 된 새끼 고양이를 아내가 데리고 왔죠.

(6월 30일 브런치 글에 당시 모습이 있습니다. 

https://brunch.co.kr/@f9d401fe8f4b4ac/79



절대 동물을 키우지 않기로 했는데...

갑자기 갇혀 지내는 신세가 된,

자유를 억압당한,

어찌 보면 자유와  안락을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바꿔버린 신세가 된 거죠.

저와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약속을 어기고 데려왔지만,

그렇다고 우리 집에 끌려 온 불쌍한 고양이를 다시 내 보낼 수도 없어서 키우게 되었지요.


어차피 저에게 온 불쌍한 생명을 모른 체할 수 없었어요.

거의 매일 베란다  양쪽에 방어막을 설치하고,

놀 것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무리 막아도 고양이의 엄청난 파괴  및 점프 능력과  겨루는 게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제가 인간인데 질리는 없었죠.

더 넓은 곳에서 놀게 하려고

결국 베란다와  연결된 방의 침대를 치우고 놀이터  겸 숙소로 만들어 줬습니다.


반년이 지나니 덩치가 두세배 커져서

화장실도 바꿔야 했죠.

문제는 엄청난 털이었습니다.

하얘서 보이지도 않는 가느라한 털들.

고양이 빗으로 빗어도 소용이 없었어요.

그래서 고안해 낸 방법이 투명 테이프였습니다.

바로 받아들이더라고요.


제가 결국 고양이 세신사로 전락해버렸습니다.

거의 매일 해드립니다.

세신사 생활 2개월.

세신 받으시는 모습 공유합니다.


눈과  머리에 충격 주의.) 빵빵하게 바람들어 간 운동복을 입은 반 노인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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