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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세 Apr 26. 2022

궁금해하지 않는 것은 말하지 않아야 한다.

누군가에게 열심히 얘기를 합니다.

누군가는 친한 사람입니다.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안물 안궁'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아이는 엄마와 아빠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합니다.

엄마와 아빠는 하루 종일 일하느라 피곤하지만,

만면에 흐뭇한 미소를 띠고 맞장구치며 아이의 얘기를 들어줍니다.

만약 이때 너무 피곤한 나머지 '지금 피곤하니까 나중에 하면 안 될까?'라는 말을 했다가는

아이가 큰 상처를 입을 수도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부모가 얘기를 잘 들어준다 하더라도,

아이는 자라면서 점점 얘기가 줄어듭니다.

무슨 일이 있는지 너무 궁금하지만 섣불리 물어볼 수도 없습니다.

물어봤을 때 얘기를 해주면 다행이지만, 여전히 말을 하지 않는다면 

둘 모두에게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자녀가 얘기를 해주면, 

부모는 온 신경을 자녀가 하는 얘기에 집중시킵니다.

부모는 자식이 나이를 먹어 노인이 되어도 자식에 대한 관심을 거두어 들일 수가 없습니다.

부모가 자식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자식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는

오직 하나입니다.

아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무어라도 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안물 안궁'은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식은 어떨까요?

부모가 주절주절 하는 얘기에 혹시 '안물 안궁'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당연히 자식도 부모를 사랑하고, 부모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고, 부모에게 무어라도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살아온 얘기, 살아갈 얘기, 관심사에 대한 얘기 등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눈으로 바라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함께 해줄까요?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궁금해하지 않는 얘기를

단지,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주절대는 것은,

자칫

'상대에게 피로감만 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좋은 관계를 오랫동안 지속하기 위해서는,

궁금해하지 않는 얘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얘기가 아무리 중요한 얘기라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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