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주제는 진즉 주어졌다. 구름사진 찍어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렇다고 맨 날 구름만 쳐다보고 있을 수 없고, 쳐다본다 하여 건질만한 것이 없을 수 있으니
출퇴근 길에 가끔 하늘을 봐보고 건질 게 없으면 예전에 찍어 놓은 구름 사진을 올리면 되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밖에 놀러 다니는 것을 별로 하지 않는 집콕족인 제가 느닷없이, 뜬금없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쉬고(휴가도 아님) 둘째 아들과 아들의 여친과 함께 계곡에 놀러 가자고 했고,
아내에게 딸도 갈 수 있는지 물어보라고 했었죠.
따로 살고 있는 딸이 7월 12일 코로나 확진이 되었었습니다.
28일에 놀러 가기로 되어 있었기에, 힘들면 갈 수가 없었죠.
다행히 후유증이 없었나 봅니다. 딸도 흔쾌히 가겠다고 했죠.
무더운 여름을 계곡에서 잘 보내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하늘이 가족끼리 즐겁게 논 것에 대해 칭찬을 하고 싶었나 봅니다.
하늘도 사랑하는 감정을 느꼈나 봅니다.
부모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딸(사람 속은 잘 알 수 없으니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본인의 말이 그러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맞는 것 같고요.^^)의 눈에 하늘이 보내 준 선물이 보였던 것입니다.
제가 여느 때처럼 놀러 가자고 하지 않았다면, 놀러 가려고 했던 장소를 바꾸지 않았다면(전날 저녁에 바꿨습니다), 딸이 코로나 완치가 되지 않아서 같이 가지 않았다면, 완치가 되었더라도 같이 놀러 갈 생각이 없었다면, 잘 놀다가 조금 일찍 일어나지 않았다면(집에 와서 할 일이 갑자기 생겨서 계획보다 빨리 일어섰죠), 그때 딸이 하늘을 보지 않았다면, 스마트폰이 바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우린 하늘이 보내 준 선물을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정도면 기적이죠?
어쩌면 우리는 매일 기적 속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무심코 지나쳐서 우리가 모를 뿐.
저는 일출보다 일몰을 더 좋아합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일몰이 더 아름답습니다.
어느 날,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나오는 중에 일몰이 너무 멋있어서 찍은 사진을 보너스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