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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세 Feb 14. 2023

쳇바퀴 도는 일상이 감사함으로 다가온 하루

[보글보글 매거진] 글놀이 "하루의 기록"

제 바로 위 누나가 저 보다 11살 많습니다.

올해가 칠순이죠.

더 늙기 전에 해외여행을 데리고 가고 싶어서

오랫동안 비행기 안에 갇혀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 힘들지만,

아주 오랜만에 태국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로밍을 하지 않았기에(핸드폰을 아예 보지 않고 푹 쉬려고) 지난주에 친구님들의 글을 읽지 못했네요.

밀린 글을 읽으려니 쉽지 않아서 지난주 글을 전부는 읽지 못할 것 같습니다.

친구님들의 이해 바랍니다. 꾸벅.


3박 5일의 태국 여행.(타국에 있었던 날=하루)

출발은 쉬웠다. 수속도 쉽고 기대도 있었기에.

매제가 아는 사람이 하는 여행사의 패키지로 간 여행이었는데,

한국인 가이드가 맛없는 식당들을 잘 골라 다니고(한정식이라 해서 갔는데 부대찌개, 선상 씨푸드가 호텔 씨푸드와 똑같다고 했는데 저녁 식사임에도 4시에 주고 호텔 씨푸드에 비해 아주 형편 었고 <호텔 씨푸드와 비교해 보기 위해 다음 날 호텔 씨푸드에 가봤었다>,  한식 뷔페라더니 먹을 것 별로 없어 고기만 먹어야 하는 상황, 태국에 갔기에 태국 음식을 먹었는데 어찌 그리 맛이 없던지 <다녀온 다른 사람들은 맛있다고 했는데>), 태국에서 가장 크다는 아이콘시암에서 부여받은 시간이 30분 밖에 안될 정도로 아주 엉망이었기에

다시는 아는 사람을 통해서 가지 않아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해외여행 갈 일이 있으면, 자유 여행을 하거나 하나투어 같은 대형 여행사를 통해서 가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이번 해외여행이 다섯 번째였고, 두 번은 골프 여행, 한 번은 사이판, 한 번은 다낭이어서 별 문제없었음)


돌아오는 날.

어찌 그리 수속이 복잡하던지.

사람도 많고, 출국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는 시간만 한 시간이 훌쩍 넘게 걸렸다.

너무 지쳐 남자들은 면세점 구경은 엄두도 못 내고 의자에 널브러졌다.

두 시간을 기다려 출발 시각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비행기 연착 방송이 나왔다. 두 번의 연착 방송. 1시간 40분이 연착되었다.

빈 의자에 누워 잠을 청했으나 잠은 오지 않고 머리가 아파오고 어지러웠다.

비행기에 타자 마자 수면제를 먹고 잠을 잤다.

기내 방송에 잠을 깼다.

"안개로 인하여 저희 비행기는 착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상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선회하겠습니다."

그 이후로 한 시간을 넘게 하늘에 떠 있었다.


3일 동안 항상 일어나던 시간이 아닌, 더 이른 시간에 일어나고,

편안하게 집에서 쉬어야 할 시간에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집이 아닌 곳에서 자는 잠은 편하지 않은 데다가

음식은 한국 가장 맛없는 식당에 가서 먹는 것보다 못하고,

긴 시간을 수많은 사람들과 섞여 기다리고,

작은 비행기(제주항공 전세기), 좁은 좌석에 5시간을 앉아 있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이 존경스러워졌다.


아무래도 더 이상 해외여행은 못할 것 같다.

매일매일 다람쥐 쳇바퀴처럼 살아가는 일상이

얼마나 편안하고 감사한 지를 느낀 것이

이번 여행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로운 작가님의

전지은 작가님의  글

6명의 고정 작가와 객원 작가의 참여로 보석 같고 보배로운 글을 써 내려갈 '보글보글'은 함께 쓰는 매거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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