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스해서
미세먼지 적다 해서
몸이 굳은 듯해서
걸으러 나갔다가
활짝 핀 벚꽃 보았네.
다른 벚꽃 나무들은
꽃망울도 보이지 않는데
한 나무만
만개하여 나도 모르게
사진을 찍었어.
먼저 꽃망울을 터뜨린
저 나무는
누구보다도 빨리
꽃을 떠나보내야 하는 것을 아는지.
조그마한 바람에도
가느다란 비에도
속절없이
꽃이 떠나버릴 것을 아는지.
더욱더 활짝
피어있네.
나도
활짝 필 시절이 있었지.
제대로 피워보지도 못하고
시들어 갈 때가 되었으니
저 벚꽃은
나보다 낫구나.
늦었지만
하려 해도 잘 안 되겠지만
쉬이 떨어질지라도
이제라도
저 벚꽃처럼
만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