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민의 '중년'
작년부터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지 벌써 1년 7개월이 되었네요.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배우고
연습을 게을리해서 많이 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새로운 노래도 많이 알게 되고,
기타 칠 줄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제법 괜찮게 들릴 정도까지는 왔습니다.
연습량에 비하면 만족.^^
오늘은 박상민의 '중년'이라는 노래를 배웠습니다.
처음 들어 본 노래.
노래 가사 중 뒷부분이 왜 그리 마음에 와닿는지
갑자기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노년이라 생각하고 중년 기준 나이를 검색해봤더니
나라마다 학자마다 의견이 달라서
옥스퍼드 사전에서는 45~64세,
미국 정신 의학회에서는 50~64세,
대한민국에서는 40세부터 50세 안팎의 나이를 중년으로 본다네요.
저의 무식함이 드러났습니다.
결국 저는 아직 중년으로 볼 수 있기에 '중년' 노래를 부를 자격이 주어졌습니다.
지금도 떠밀리듯이 살고 있지만,
철이 들면서부터 불과 얼마 전까지 나라는 존재는 없이 정신없이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제 나이 또래의 분들은 다 그렇지요.
브런치 글들이나 책들이나 기사들을 보면 '자기 자신을 찾으라'는 말들이 많지만,
저도 이런 말들을 자주 하지만,
사회적 동물이요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에 있기에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요.
어떤 것이 나를 찾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찾아야 할 내가 누구인지,
나를 찾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나를 찾는다는 이유로 내가 지켜야 할 소중한 것들을 외면하는 잘못을 하지는 않을지,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습니다.
결론도 내지 못하고,
이거다 싶어 실행에 옮기려고 하면 상황이나 마음에 걸리기도 하고.
나를 찾는 일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 오늘 글은 횡설수설하네요.
중년.
어떻게 보내야만 죽을 때 '잘 보냈다'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급하게 마무리하며 박상민의 '중년' 띄워 드립니다.
모두 '중년' 잘 보내시길...
어떤 이름은
세상을 빛나게 하고
또 어떤 이름은
세상을 슬프게도 하네
우리가 살았던
시간은 되돌릴 수 없듯이
세월은 그렇게
내 나이를 더해만 가네
한때 밤잠을 설치며
한 사람을 사랑도 하고
삼백예순 하고도 다섯 날을
그 사람만 생각했지
한데 오늘에서야
이런 나도 중년이 되고 보니
세월의 무심함에
갑자기 웃음이 나오더라
훠이 훨훨훨
날아가자 날아가 보자
누구라는 책임으로 살기에는
내 자신이 너무나도 안타까워
훠이 훨훨훨
떠나보자 떠나가 보자
우리 젊은 날의 꿈들이 있는
그 시절 그곳으로
꿈도 많았던 지난날 그 시절로
# 대문 사진 : 수잔 앤드류스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