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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명상 – 나를 보는 걷기 4

4.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우리는 왜 그렇게 인정받고 싶어할까?

누군가 “당신은 유능하다”고,

“당신이 이룬 것, 정말 대단하다”고 말해주기를

그토록 바라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 질문에 한참 동안 답하지 못했다.

단순히 욕심 때문이라고 보기엔, 너무 오래, 너무 깊이 내 안에 뿌리내린 욕망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하는 인정이란, 정말 ‘능력’이나 ‘성과’에 대한 평가일까?

생각해보면, 나는 타인이 나를 인정하지 않을까 봐,

더 열심히 일했고, 더 많이 가지려 하고, 더 높은 위치를 향해 달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정작 나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왜일까?


인정받는다는 것의 진짜 욕망은, ‘사랑받고 싶다’는 감정에서 비롯된다.

타인의 평가가 아니라, 존재 자체가 존중받고 싶다는 갈망.

그런데 우리는 그 순수한 바람을 잊고,

그걸 지위나 재산, 외적 성취 같은 것으로 대체해버린 것이다.


‘이 정도 되면, 이제 날 알아줄까?’

‘이만큼 쌓았는데, 그래도 무시하겠어?’

이런 마음은 결국 조건부 인정을 향한 지독한 중독이 된다.

그리고 그 중독은 끝이 없다.

항상 더 높은 무언가를 바라보게 되고,

항상 ‘아직은 부족하다’는 결핍감을 심어준다.


걷기명상은 나에게 그 굴레에서 벗어나는 연습을 시켰다.

바람을 맞으며 걷고, 나무를 바라보며 멈추고,

그저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순간,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면, 굳이 누군가의 인정이 필요할까?”

“내가 나를 존중하지 못하는데,

남이 나를 인정해 준들 그게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까?”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은 결코 잘못된 감정이 아니다.

그건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진 본능적인 소망이다.

그러나 그 욕망이 외부에만 의존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쉽게 흔들리고, 쉽게 상처받고,

쉽게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반면, 그 욕망을 내 안으로 끌어당겨

스스로에게 묻고,

스스로에게 허락하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사람이 되면..

그때 비로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나를 무너뜨리는 감정이 아니라,

나를 다시 세우는 에너지가 된다.


나는 지금도 인정받고 싶다.

하지만 그 인정은 더 이상

누군가의 박수나 평가가 아니다.

그건 내가 나에게 조용히 건네는 말이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어.

실수도 많았지만, 견디며 여기까지 왔으니

그걸로도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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