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은 담당 부서인ㅇㅇ의 일이고, 따라서 잘못되면 ㅇㅇ 책임입니다 “라는 관점으로 나는 절대 일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당신의 프로젝트입니다. 조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판단하고 추진하세요.”라고 역할과 자율이 부여되는 순간, 이미 담당 부서는 막중한 책임의 무게를 안고 일하기 시작한 것이다.
에너지와 신뢰의 자원을 써가며 일하는 동료들을 최대한 지원하되, 서로가 문제제기 하는 것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책임을 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를 돕기 위해서이고, 그를 돕는 것이 결국 나를 돕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개적으로 문제를 드러낼수록 그 문제는 해결 가능한 수준으로 가벼워진다. 그러면 혼자서 고민하며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떠 앉고 발을 동동거리는 사람들의 짐을 나눌 수 있다. 서로 신뢰하는 사람들과 공동 과제를 풀어 보자고 제안하면, 심리적 지지에 기반한 반짝이는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
힘들어하는 동료들을 짐작하면서도 그냥 지나쳐 버렸다. 내 마음은 사실 더 돕고 싶었는데, 마음만으로는 부족하고 액션이 따라와야 한다. 나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안고 복잡한 심경으로 고군분투하던 경험이 나도 있었다. 그것을 눈치채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던 조직이 있었고, 알면서도 외면하던 조직도 있었다. 그 지지의 강도에 따라 내가 낼 수 있는 에너지는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지금 내가 지원받으며 일하고 있다면, 내 주위 누군가도 그런 지원을 받으며 일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그게 누가 되었든 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