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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a May 12. 2024

협업을 이끌어내며 일하기

삼성이라는 잘 짜인 대기업을 떠난 뒤로 R&R이 명확했던 적이 없다. 2021년부터는 R&R을 무엇으로 정의하고, 어떤 일을 할 것인가가 일의 시작점이었다. 그렇게 초기 R&R을 정의해 놓아도, 조금만 지나면 조직의 할 일은 무궁무진하게 확장이 되었다. 성장하는 산업과 성장하는 조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너무 많고, 가능성과 미래와 아이디어에 가슴 뛰는 성향이라 그렇게 확장적으로 일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바람직한 방향의 조직도를 그리는 것도 HR만의 과제가 아닌 스타트업 리더들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어떤 조직도 완벽하진 않다는 관점으로, 조직 간 사일로를 넘어 협업을 이끌어 내는 것이 리더들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연말 기준으로 조직이 짜여도 이미 반기만 지나도 그 조직도에서 빠진 기능들, 모호한 영역들, 해야 하는 새로운 R&R이 생기는 것은 성장하는 조직의 숙명이다. 그럴 경우 회사가 조직도를 재구성하여 구성원들이 더 잘 일하게 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조직도가 일을 못 따라가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기에 누구와 어떻게 일하며 필요한 성과를 낼 것인가에 보다 관심이 많아졌다.


새로운 일에 가슴 뛰고, 서로가 윈윈하는 공감대를 형성하여 협업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열려 있는 사람들이 회사 내에 많다면, 이 자체가 회사의 엄청난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것에 소극적이고 자기 영역을 방어하는 데 민감하고, 자기 산하 구성원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것에 불안해하는 조직장들이 생각보다 많다. 반면 뛰어난 리더들은 아이디어에 대해 같이 신나하고, 자기 산하 조직의 리소스를 가동하여 같이 실험해보고자 하고, 회사의 전체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지 자기 조직의 성과를 어떻게 챙길까를 미리 고민하지 않는다.


커리어 전반전은 운용역으로서 분석적, 독립적인 업무성과를 추구했다면, 후반전은 각기 다른 영역의 전문성을 엮어 연결하고 협업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계속 일하고 싶다. 그리고 조직도가 어떻게 그려지더라도, 일을 두고 필요한 자원을 다 긁어모아 목적 단위로 일할 것 같고. 이렇게 일하면서 회사의 전체 미션을 달성하는 데 보다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같은 성향을 가진 타 조직 동료/상사/후배들과 교류하고 서로를 신뢰하는 끈끈한 관계를 만드는 건, 개인에게 주는 큰 선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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