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의 의미

부담스러운 행복

by 메이쩡



아이가 방학을 했다.

이사 오기 전까지 줄곧 어린이집을 다녔기에 워킹맘인 내겐 아이의 방학은 큰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차량 운행만 하지 않아 다소 불편했을 뿐 나머지는 방학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사를 올 때 아이가 6살이 되었다.

6살부터는 유치원을 보내는 게 더 좋다는 주변의 목소리도 있었고 남자아이들은 큰 애들 사이에서 좀 더 활동적으로 놀아야 좋을 것 같아 이사와 동시에 처음으로 유치원에 보내게 되었다.


처음엔 어린이집과 크게 다르지 않구나 싶었고 장점도 더 많이 보이긴 했다. 하지만 한 가지 큰 이슈는 조금 더 이른 시간에 아이를 보내야 할 경우가 생겼을 때 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8시 30분 이후에 와야 한다고.


난생처음으로 앱에 가입해서 아침 등원을 도와주실 선생님도 모셨다. 사실 처음이기도 하지만 평소에도 걱정을 사서 하는 나는 자본주의가 주는 편리함에 감탄하기보다 불안과 걱정이 더 앞섰던 것 같다.


재택근무 4년 차에 돌입하니 점차 많아지는 회의와 외근이 두려웠다. 사실 아이만 아니면 괜찮은데 나와 아이 모두가 이 생활에 익숙해진 나머지 코로나 종식이라는 긍정의 방향이 우리에겐 그다지 긍정의 신호로 인식되지 않기도 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방학이 두두둥.

다행히 방과 후 돌봄이 있어 평소와 다를 바 없지만 유치원을 아예 나가지 않는 일주일의 방학이 처음으로 주어진 것이다.


아이는 아침마다 묻는다.

'엄마 나 오늘 유치원 안 가?'


가고 싶어서 묻는지 아니면 엄마와 시간을 더 보낼 수 있는지를 묻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응 안 가는 날이야'라고 답할 뿐.


그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방학이란 아이에게 그간 가족과 못 나눈 정을 나누기 위한 특별한 시간일 수 있는데 나는 그저 시간과 힘을 들여 아이를 돌봐야 하는 시간, 일과 상충되는 부담스러운 시간으로 인식하지는 않았을까.


아이의 행복해하는 얼굴과 반짝이는 기대 뒤에서

그저 머리를 굴려 합리적인 방법들을 짜내기에 급급하지는 않았을까.


내 생애 엄마가 처음이라 새로운 경험이 많은 만큼 아무리 정신없고 바쁘더라도 가끔 숨 고르며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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