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이가 기분 좋게 흥얼거린다.
" 엄마 퀸카~ 엄마 엄마 퀸카~~ "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다시 한번 물었다.
" 지금 노래하는 거야?
그건 무슨 노래야?
어디서 들었어?"
미소가 만연한 얼굴로 학원에서 들었다고 말한다.
태권도 학원에서 무슨 이런 노래를 틀어주지?ㅎ
그냥 그렇게 웃고 넘겼는데 티브이를 보다가 어느 날 문득 익숙한 멜로디가 들렸다.
바로 얼마 전 아이가 흥얼거린 그 멜로디였다.
자세히 들어보니 '아이엠 어 퀸카'라는 제목의 아이들 그룹 노래였다.
'아이엠 어 퀸카'라는 흥겨운 노랫말이 빠르게 반복되어 나오는 탓에 앞부분을 엄마라는 익숙한 단어로 대체해서 불렀나 보다. 곱씹어 생각하니 귀엽기도 하고 아이의 머릿속에 엄마라는 존재감이 크구나 생각하니 뭉클하기도 했다.
그렇게 엄마는 퀸카가 되었다.
하지만 아이에게 다시 정정해주고 싶지 않은 이 느낌은 뭘까?ㅎ 단어의 뜻을 온전히 이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날씬하다며 연신 엄지 척을 하는 아이에게만큼은 퀸카로 인정받고 싶었던 것일까?
긴 연휴 끝 찾아온 업무와의 사투가 겁이 나지만 아이의 귀여운 실수가 안겨준 이 행복한 기분을 연료 삼아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해 보련다.